재밌구나~ 재밌어~♬ 미미여사 소설은 실망하는 경우가 드물긴 하지만 최근 들어 읽은 작품 중엔 정말 재밌다는 생각이 들만 한 건 없었는데 이 작품은 정말 재밌었다. 재미로만 따지면 10점 만점에 8점 정도 주고 싶다. 네기시 야스모리라는 사람이 에도 시대의 기이한 이야기를 모아 정리해 둔 책 <미미부쿠로>는 전 10권으로 이 작품의 모티브가 된 '기이한 돌이 소리를 내며 움직이는 이야기'는 그중 6권의 세 번째 이야기라고 한다. 미미여사는 이 에피소드를 에도시대 인기작인 <추신구라>와 연결해서 또 하나의 새로운 이야기로 탄생시켰으니 그것이 바로 <흔들리는 바위>가 되겠다.

다른 사람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것을 보고 들리지 않는 것을 듣는 능력을 가진 16세 소녀 오하쓰는 사건 해결의 중심에 있는 중요 인물이고, 무가 집안의 적자로 태어나 산학에 뜻을 두고 있는 하급관리 우쿄노스케는 상당히 어설퍼 보이지만 오하쓰나 다른 사람들이 놓친 사건의 중요한 단서를 찾아 추리하는 능력을 발휘하는 인물이다. 이외에도 두 사람에게 임무 수행을 맡긴 어르신이나 사건 해결에 많은 도움을 주는 오하쓰의 오라버니 로쿠조, 마지막에 등장해서 강한 인상을 남기는 우쿄노스케의 아버지 등 여러 인물이 등장해서 작품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산겐쵸에 사는 홀아비 기치지가 장례식 도중에 다시 살아나는 사건을 시작으로 어린아이 두 명이 살해되는 사건, 밤이면 소리를 내며 움직이는 바위…. 연속적으로 일어나는 기이한 사건의 정체와 살인 사건의 진짜 범인은 누구이며 왜 그런 일을 저질렀는지, 그리고 끝까지 정체가 밝혀지지 않는 이름 모를 무사의 이야기까지가 책의 내용인데 지루할 틈 없이 흥미진진했다. 이 작품의 중요한 소재로 쓰이는 '추신구라' 는 예전에 기무라군이 주연했던 드라마로 본 적이 있는데 그 사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이번에 처음 알았다. 일본 역사에 대해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나는 별 감흥이 없었지만, 확실히 일본이 좋아하는 무사도 정신의 표본 같은 이야기라서 일본에선 지금까지도 인기 있는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