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 미야베 미유키

2011. 7. 14. 22:19



분명히 난 이 책을 읽은 적이 없는데, 주인공과 그의 주변 환경이 너무 익숙해서 이상하다 싶었는데 맨 마지막 번역자 글을 읽고 미스터리가 풀렸다. 전에 읽었던 <이름 없는 독>에 같은 인물과 설정이 등장 했었던 것이었다. 스기무라 사부로의 등장 순서로 따지면 <누군가> 쪽이 먼저이고 그다음이 <이름 없는 독> 이다. 난 이미 읽은 책인가 싶어서 책장을 다 뒤졌었는데 결국 내 습자지 같은 기억력만 다시금 확인하고 미스터리는 허무하게 풀렸다.

이 책은 본격적인 추리 소설이라기보단 평범한 인물의 (본인은 평범하길 원하는 것 같지만 사실 주인공 스기무라 사부로는 대기업 회장 딸과 결혼해 대기업 회장을 장인으로 둔 결코 평범치 않은 인물이다.) 평범한 사건 조사 기록 정도 되지 싶다. 특별히 스펙타클한 추리극이 펼쳐지지도 않으며, 범인을 쫓는다기보단 가지타 가족의 역사를 쫓는다는 느낌이었다. 꼼꼼쟁이 스기무라 사부로의 조사로 하나둘씩 밝혀지는 가지타 가족의 숨겨진 과거와 가지타 자매의 현실. 후반부에 밝혀지는 리코의 실체에 조금 어이가 없었다. 리코가 그런 행동을 하게 된 이유라던가 계기에 대한 설명이 없어서 그랬나 보다. 보통의 상식으론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지만 그녀에게도 그녀 나름의 이유가 있었을까? 같은 이야기라도 어떤 방향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되어버릴 때도 있는데 난 리코의 시각으로 본 이야기가 궁금하다.

잘 읽히는 책은 아니었다. 항상 자기 전에 침대에 누워서 잠들기 전까지 책을 보는데 재미의 정도에 따라 잠이 오는 정도가 다 다른데 이 책은 거의 수면제였다. 30분 정도 버티면 잘 버티는 거였으니…. 그래도 어쨌든 다 읽었다! 며칠 전에 미미여사 시대물 안 본 거 다 주문했는데, 지금 북스피어 블로그에 가보니 또 새로운 책이 나온다! <흔들리는 바위>의 오하쓰와 우쿄노스케 콤비가 등장한다는데 아이고~ 또 사야 하는 건가. 정말이지 미미여사의 책은 읽어도 읽어도 끝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