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이 소설을 쓴 작가 도나토 카리시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어떻게 처녀작이 이렇게 완벽할 수 있는 건지 감탄스럽다. 소설의 장르는 스릴러, 범죄, 추리가 되겠고 작가는 이탈리아의 유명 범죄학자인데 실제 이탈리아 연쇄살인범에 대한 논문을 작성하다가 모티브를 얻어 이 소설을 썼다고 한다. 고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이다. 여담이지만 처음 작가 이름만 듣고 일본 작가인가 싶었는데 이탈리아 작가라서 의외였다. 이탈리아 작가 책을 읽는 건 에코 할배 이후로 처음이지 싶다.

7살부터 13살 사이의 어린 소녀 다섯 명이 일주일 만에 감쪽같이 사라지는 사건이 발생하는데 곧 사라진 소녀들의 왼쪽 팔만이 숲 속에서 발견된다. 사라진 소녀는 다섯 명. 하지만 발견된 왼쪽 팔은 여섯 개. 납치된 어린 소녀가 한 명 더 있었던 것이다. 게다가 신원을 알 수 없는 소녀는 아직 살아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검사 결과가 나온다. 생존 가능성이 있는 여섯 번째 소녀와 범인을 찾기 위해 특수수사팀이 움직이게 되면서 소설 속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우리 사회 속의 '속삭이는 자' 들을 찾아내고 처벌할 방법은 과연 있는 것일까...?

나는 작가가 범죄학자였기 때문에 이런 소설이 탄생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범인 이외에 범인의 심리를 이렇게까지 치밀하고 섬세하고 구체적으로 분석하고 그려 낼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단 말인가?! 범인 뿐만 아니라 범인을 추적하는 수사관 개개인의 심리 상태까지 상세하게 보여주고 있어서 읽으면서 각 인물에게 몰입하기가 수월했다. 누구나 책을 읽으면서 자신이 읽는 내용을 머릿속으로 상상하고 정리하며 읽어 나갈 텐데 이 소설은 그 상상하고 정리하는 일이 정말 쉽고 깔끔했다. 표면적으로 보이는 이야기는 복잡하지만, 기초부터 마감까지 이야기의 짜임새가 튼튼하고 인과관계가 확실하게 정리되어 있어서 읽으면서 머릿속으로 정리하기가 쉬웠던 것 같다. 그리고 끔찍한 내용을 담고 있음에도 읽고 나서 기분 나쁘거나 찝찝하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 것도 좋았다. 다 읽고 나서 여운을 남기는 글도 좋지만 이렇게 깔끔하게 딱 떨어지는 글도 좋네.

최근 몇 년 동안 읽은 소설 중에 가장 재미있었다. 그것도 단순히 재미있기만 한 것이 아니라 끝에 가선 생각할 거리도 던져준다. 아~ 매력적인 작가님이시여! 범죄학자가 글까지 이렇게 잘 쓰다니 신은 역시 불공평하다. 이 소설 영상으로 만들면 좋을 것 같다. 영화는 시간 제약이 있으니 드라마가 더 나을 것 같은데 수사물 잘 만드는 미국이나 영국에서 좀 만들어 줬으면 좋겠다. 시즌으로 이어서 하기엔 내용이 부족하니 안 될 것 같기도 하고... 아아아~ 그래도 영상으로 보고 싶다. 소설 속 게블러 박사와 밀라 수사관을 영상으로 보고 싶다고!!! 작가가 전에 시나리오도 썼었다고 하니 따로 작가를 둘 것도 없이 작가한테 시나리오도 맡기면 될 것 같고... 그러니 쌀국은 어서 이 소설을 영화로 만들라!!! Hurry u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