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즈메리의 아기 - 아이라 레빈  (ROSEMARY'S BABY - Levin, Ira)

자주가는 카페에서 괜찮은 추리소설이라고 추천 받아서 읽어 본 건데 내 취향과는 거리가 멀었다. 신혼부부가 저주받은 저택에서 살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인데, 초반엔 지루해서 읽기 힘들었고, 진실이 밝혀지는 부분도 별로였다. 악마 숭배따위 난 재미도 없고, 관심도 없는걸 ㅠ.ㅠ 역시 취향이란건 상대적인거다. 앞으론 추천만 믿고 무조건 사지 말아야지. 근데, 이 작가 책 하나 더 사놨는데 그것도 별로 일듯한 불길한 예감이 ㅠ.ㅠ 


살육에 이르는 병 - 아비코 다케마루 (殺戮にいたる病 - 我孫子武丸)

19금으로 충격적인 반전이 있다는 것에 혹 해서 읽어봤는데 충격적이라기 보단 기분이 더러워지는 책이었다. 내 영혼까지 더러워지는 느낌. 난 유독 일본 작가 책에서 이런 느낌을 자주 받는 편이다. 그리고 글이 가볍고, 깊이가 없다는 느낌도 자주 받는다. <= 이런 느낌 때문에 에쿠니 가오리 책은 어느 순간 딱 끊어버렸다. 언어가 다르고 문화가 다르니 그들이 전하고자 하는 바를 100% 고스란히 느낄 수는 없겠지만, 유독 일본 작가들 책에서 저런 느낌을 많이 받는건 무엇때문일까? 그들은 정말 마음의 병이 있는건지도;; (일본 연예인이나 일부 문화를 좋아하는 내가 이런 말을 하는것도 이중적이긴 하지만, 일본은 알다가도 모를 나라임엔 틀림없다.) 이런면에서보면 미미여사는 돌연변이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얼마전에 미미여사 신간 나왔길래 낼름 샀는데, 기대된다.  





맑고 향기롭게 - 법정


나의 정신적인 스승, 법정 스님. 스님이 예전에 쓰신 글들을 모은거라 다른 책에서 읽었던 글들도 간간히 보였는데, 언제 읽어도, 몇번을 읽어도 좋은 글들이었고, 나를 반성하게 하는 글들이었다. 흙과 나무와 풀, 바람과 물과 동물들... 자연과 함께하는 스님의 생활을 엿보는 것이 즐거웠다. 눈이 많이 내린 산중의 밤, 길을 잃은 잿빛 산토끼를 방에 들여 광에서 고구마를 꺼내 대접하고 하룻밤 재워서 내보냈다는 부분에선 얼굴에 미소가 저절로 번지더라. 제목처럼 맑고 향기로운 스님의 일상과 가르침이 가득한 책이었다.


아름다운 마무리 - 법정

아름다운 마무리란 무엇인가... 스님은 이렇게 말씀하신다.

그때그때 바로 그 자리에서 나 자신이 해야 할 도리와 의무와 책임을 다하는 것, 삶에 대해 감사히 여기는 것, 처음의 마음으로 돌아가는 것,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라고 묻는 것, 내려 놓는 것, 비우는 것, 언제든지 떠날 채비를 갖추는 것, 지금이 바로 그때임을 아는 것, 용서이고 이해이고 자비인 것….

삶에 있어 시작보다 중요한건 마무리라고 생각한다. 떠난 자리를 보면 그 사람에 대해 알 수 있듯이 시작보다 더 나은 끝을 위해 우리는 매일을 살아간다. 내 삶은 아름다운 마무리를 향해 제대로 나아가고 있는지 스스로도 잘 모르겠다. 스님의 말씀들이 나침반이 되어주면 좋으련만... 


끌림 - 이병률

차례도 쪽수도 없다. 손에 잡히는 페이지부터, 마음에 드는 페이지부터 읽으면 된다. 특별히 어려울 것도 생각해야 할 것도 없고 사진과 함께 물 흐르듯 읽히는 글들이 있다. 답답한 마침표 속에 숨어 있는 쉼표같은 책이다. 쭉 읽어나가다가 내가 너무나 가고 싶어하는 그리스 산토리니의 사진을 보는 순간 혼자 속으로 작은 환호! 푸른 바다와 푸른 하늘이 있고, 순백의 색과 푸른빛깔이 어우러진 그림같은 건물들, 그리고 고양이들... 내가 좋아하고, 사랑하는 것들이 공존하고 있는, 그야말로 천국같은 산토리니... 죽기전에 꼭 한번 가보고 싶은 곳이고, 그곳에서 죽는 것도 좋을것 같다. 그리고 작가가 좋아한다는 물의 도시 베니스도 나만의 여행 위시 리스트에 추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