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빙화 - 이선미

2011. 9. 5. 22:03



로맨스 소설 중에서도 역사 로맨스 소설을 좋아한다. 시대물엔 신분의 차라던가 그 외 여러 가지 이유로 맺어질 수 없는 사랑 이야기가 많은지라 그 부분에 끌리는 것 같다. 현대물보다 애절하고 비극적인 요소가 많으니까…. 내 인생 최고의 드라마로 <다모>를 꼽을 정도이니 제 취향을 아시겠지요? 현대 로맨스는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 같은 스타일이 좋다.

이 소설은 고구려 황녀 '학아'와 그녀를 그림자처럼 지키는 무사 '무'의 사랑이야기이다. 초반엔 별로 마음에 안 드는 대무예가 계속 나오기에 대무예와 학아의 사랑이야기인가 싶었는데 다행히도 무사와의 사랑이야기라서 안심했다. 로맨스 소설에서 가장 중요한 남녀주인공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읽을 맛이 안 나니까~ 황녀이기에 강인해야만 했고 황녀이기에 사랑하는 남자에게 쉽게 마음을 보일 수 없었던 학아가 안쓰러웠고, 태어날 때부터 철저히 살수로 길러져 온 무가 학아를 만나 처음 감정이라는 것을 느낀 후부터는 그녀 걱정에 한시도 마음 편할 날이 없음이 안쓰러웠다. 읽으면서 계속 무의 모습에 <형사 Duelist> 때의 강동원이 겹쳤다. 강동원 같은 호위 무사라면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개인적으로 이나영과 강동원의 조합을 좋아하는데 두 사람이 학아와 무를 연기한다면 정말 좋을 것 같다. 이야기가 삼천포로 빠졌는데 각설하고, 학아와 무 두 사람이 함께 있는 장면을 읽을 때마다 먹먹했다. 서로 다정하게 대하지도 못하고 끝끝내 사랑한다는 말도 못하고 에둘러 말하는 그들의 마음이 아프도록 어여뻤다.

열린 결말로 끝을 맺었는데 그들이 서로의 마음을 확인했으니 새드엔딩, 해피엔딩 어느 쪽이 돼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