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산안토니오 우체국에서 우편배달부로 일하며 칠레의 유명한 시인 네루다의 우편물을 담당하게 된 마리오. 제목의 네루다는 지명이 아니라 인명이었다. 마리오가 시인 네루다에게 가장 먼저 배운 건 '메타포'였다. 우리나라 말로 하자면 '은유' 정도 되려나? 예를 들면 비가 내린다는 걸 하늘이 울고 있다고 표현하는 것을 메타포라고 한다. 메타포를 알게 된 마리오는 우연히 주점에 들렀다가 그곳에서 일하는 베아트리스를 보고 한 눈에 반하고 만다. 그리고 시인에게 배운 메타포를 이용해 그녀의 마음을 사로잡게 되지만 그녀 어머니의 반대에 부딪힌다. 베아트리스의 어머니가 딸과 싸우며 퍼붓는 메타포야말로 가장 강렬하고 현실적이고 재밌었다. 내용이 19금이라 옮겨적지는 못하지만 읽으면서 저 말이 정답이지 싶었다. 하지만 눈에 콩깍지가 씐 베아트리스에겐 소용이 없었으니…. 시작은 유쾌하고 즐거웠으나 끝은 우울했다. 고전이지만 전혀 지루하지 않았고 재치와 해학이 넘치는 작품이었다. 부자연스럽거나 거슬리는 문장이 없었던 걸 보면 번역도 꽤 잘 된 작품이 아닐까 짐작해 본다.

민음사 북클럽 회원 가입할 때 받은 세계문학전집 다섯 권 중에 한 권인데 책이 가벼워서 정말 좋았다. 같은 세계문학전집인데도 내가 전에 직접 샀던 책들은 무겁던데 ㅠ.ㅠ 왜 틀린 걸까? 난 가벼운 책이 좋은데 왜 우리나라 책은 다 무겁게 만드는 것인지 모르겠다. 제발 표지하고 종이질에 신경 쓰지 말고 가볍고 작은 페이퍼북으로 만들어 달라고! 외모지상주의가 책에까지 적용되는 대한민국…. 어쩔 땐 진짜 진절머리난다. 겉모습이 번지르르하다고 내용이 유익하고 재밌어지는 건 아니지 않은가. 뭐 내가 백날 말해봐야 소용없는 일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