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제목만큼이나 예쁜 소설 <두근두근 내 인생> 소설의 주인공 아름이는 3살 때 조로증이라는 희귀병에 걸린 후 14년 동안 투병 생활 중이다. 아름이의 현재 나이는 17살. 아름이의 어머니, 아버지가 부모가 된 나이도 지금 아름이와 같은 17살이었다. 34살의 젊은 부모와 겉모습은 그들보다 늙어 보이는 17살 아들의 이야기. 소설은 아름이의 기나긴 투병 생활의 끝자락을 살포시 끌어다 눈앞에 펼쳐 보인다. 불치병이라는 소재 자체는 진부 했지만, 소설은 진부하지 않았다. 읽는 동안 아름이의 슬픔과 외로움은 잔잔한 물결처럼 천천히 내 마음에 와 닿았다가 희망과 행복이란 이름을 남기고 천천히 빠져나간다. 불치병 소년의 수기 같은 글에 희망과 행복이란 단어를 나란히 하는 건 아이러니 한 일이지만 이상하게도 글을 읽는 내내 그런 기분이었다. 짧은 삶이었고 누구보다 아프고 외로운 삶이었지만 충분히 의미 있는 삶이었다고 아름이에게 말해주고 싶다.

아름이가 정말 행복하게 트램펄린을 타는 장면이 나오는데 작가님의 글도 마치 트램펄린을 타는 느낌이었다. 퐁~ 하고 가볍게 튀어 올랐다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고 다시 퐁~ 하고 튀어올랐다가 또다시 제자리. 읽는 이의 손에 닿을 만큼의 가벼움과 언제나 발밑에 존재하는 묵직한 현실감이 공존하는 그녀의 글은 읽고 나면 개운해서 기분이 좋아진다.

이 소설에도 아름이가 모자란 병원비 때문에 방송 출연을 하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난 평소엔 아픈 사람들이 나오는 방송은 마음이 아파서 잘 보지 않는 편이다. 그 대상이 성인이 아니라면 더더욱 그렇다. 건강한 나는 눈을 가리고 귀를 막고 발길을 돌림으로서 그들의 아픔으로부터 아주 쉽게 달아날 수 있다. 한 달에 몇만 원 후원이란 이름으로 보내고 있지만, 이 또한 내 마음 편하자고 하는 일 같아서 어쩔 땐 씁쓸해지기도 한다. 결코, 이루어질 수 없는 바람이지만 모든 사람이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 그리고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도 아프지 말자. 아프지 말고 건강해서 그렇지 못한 누군가에게 손 내밀어 줄 수 있는 사람이 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