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수필집은 공감되는 내용이 적어서 그런지 재미도 떨어지고 읽는데도 오래 걸렸다. 두 번째 수필집이 재밌다는 독자들이 많던데 난 첫번째 수필집이 더 좋았다. 아직 가장 좋아하는 수필집은 <먼 북소리>이지만…. <오디오 스파게티>란 제목의 수필이 있기에 내용이 뭔가 했더니 오디오 시스템을 샀는데 그걸 연결하려고 보니 방안에 스파게티 오 인분을 퍼질러 놓은 것 같은 전깃줄 더미가 있었다는 이야기였다. 이것이 글 잘 쓰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이 차이일까? 난 전깃줄 더미를 보면서 거미줄까진 생각해봤어도 스파게티는 생각을 못 했는데…. 내방엔 오 인분은 안 되겠지만 이 인분 정도의 스파게티가 항시 나와 함께 생활 중이다. 예쁘게 정리를 해보려 해도 그때뿐이고 어서 빨리 모든 전자 기기가 무선이 되는 날이 오기를 바랄 뿐이다. 그리고 <금연이 취미>라는 수필에선 Stephen King의 <금연 회사>라는 단편에 대해서 잠깐 나오는데 대충의 줄거리를 읽고 나니 결말이 궁금해서 책을 읽고 싶어졌다. 검색해보니 Stephen King의 단편집에 실려 있기에 읽어보려고 주문했다. 덩달아 <빙점>이랑 <등신불>도 함께 주문했다. 책 욕심은 정말 끝이 없구나.

이 책은 중고로 샀었는데 책 전체에 색색 볼펜과 색연필로 의미 없는 낙서와 줄을 잔뜩 그어놔서 읽는 내내 거슬렸다. 난 병적으로 책을 깨끗이 보는 성격이라 공부하는 책이 아니고서야 책이 더러운 건 용서가 안 된다. 올해 들어 알라딘에서 중고 책을 꽤 많이 샀는데 이렇게 낙서가 돼 있는 책은 처음이었다. 그래도 상태 좋은 책이 더 많으니 중고 책은 계속 살 것 같다. 무엇보다 가격이 착하니까~!

점점 책을 읽는 속도가 느려지고 있다. 자기 전에 책 읽는 시간이 줄어들어서일까? 예전 같으면 적어도 한 시간 정도는 읽고 잤었는데 요즘엔 잠이 쏟아져서 30분 버티기도 힘들다. 잠이 달아날 만큼 흥미진진한 내용의 책이 없는 탓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