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조대왕은 세종대왕과 함께 조선의 대표적인 성군으로 꼽히는 왕인데 그분에 대해 아는 것이 없어서 이 책을 읽어보게 됐다. 비운의 사도세자 아들로 태어나 생명의 위협을 받으며 왕위에 오른 정조 이산. 왕이 되고 나서도 그를 견제하는 세력은 여전했고 하루하루가 살얼음판을 걷는 것과 같았다. 본인의 능력은 너무나 뛰어났으나 시대가 그의 능력을 모두 발휘할 수 없게끔 하였다. 조금만 시대가 그에게 우호적이었다면 많은 것이 바뀌었을 텐데 그렇지 못한것이 아쉽다.

선대왕이 왕권을 위협하는 무리를 모두 처단했기에 큰 반대세력 없이 편안히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었던 세종과는 달리 정조는 왕위에 오르기조차 쉽지 않았다. 하지만 온갖 비바람에도 꽃은 피는 법. 정조의 뛰어난 정치 능력으로 말미암아 조선은 안정을 찾아가는듯했지만 갑작스러운 그의 죽음으로 조선의 역사는 빠르게 과거로 회귀하고 만다. 꽃은 피웠으나 그 꽃이 단단히 뿌리를 내릴 시간이 부족했다. 정조가 조금만 더 오래 살았더라면 조선의 미래는 좀 더 좋은 쪽으로 바뀌었을까? 역사에 '만약에'라는 단어는 없지만 그래도 궁금해진다.

이 책은 단순히 역사적 사실을 설명하는 형식이 아니라 역사를 그대로 재현하는 형식으로 되어 있어서 여타의 딱딱하고 지루한 역사책보다는 좀 더 쉽고 재밌게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같은 작가님이 쓰신 <조선의 크리에이터 세종대왕>이란 책도 있기에 주문했다. 정조대왕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설명된 책도 한 권쯤 더 읽어보고 싶다. 다른 소리지만 세종대왕과 정조대왕은 어쩜 이름까지 이리 멋지신지 '이도'와 '이산'이라니! 대왕님들 진심으로 존경합니다. 제발 다시 환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