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805

murmur 2018.08.05 20:23



올해 여름은 그야말로 '존나 여름'의 느낌이다. 더위 덕에 미세먼지가 없어 하늘 예쁜 거↑ 하나가 장점이다. 추위를 많이 타고 더위를 덜 타는 체질임에도 불구하고 올여름은 너무 덥다. 그나마 집에서만 덥고 출퇴근은 자차, 회사는 시원하다 못해 추워서 다행이다. 이쯤 되면 에어컨을 개발하신 캐리어님은 노벨평화상을 받으시고, 그분의 자손들은 전 지구적인 차원에서 지구가 멸망할 때까지 잘 먹고 잘살게 해줘야 한다. 반면, 이 더위에 춥다고 에어컨 자꾸 끄는 것들은 겨울 패딩 입혀서 대프리카 그늘 없는 새까만 아스팔트 도로 위에 낮 12시부터 3시까지 세워둬야 한다. 그래야 캐리어님의 고마움을 깨닫겠지. 사계절 기온 차가 50도가 넘으니 자연스레 육체가 단련되고 엿 같은 밥벌이로 정신까지 함께 단련되니 한국인이야말로 바퀴와 함께 지구상에 마지막까지 살아남을 생명체가 아닐까란 조심스런 예측도 해본다. 

때는 7월 28일 더위와 습도의 합동 공격으로 찐만두가 되어가던 중 천둥 번개를 동반한 비가 내렸고 그로 인해 데스크톱과 인터넷이 사망했다. 주택이다 보니 제대로 집전장치가 되어 있지 않아 번개가 치면 전력 과부하로 컴퓨터가 사망하곤 하는데 이번이 벌써 두 번째다. 월요일에 본체 싣고 와서 수리 맡겼는데 전원만 사망한 것으로 판명됐다. 랜선 타고 마더보드까지 망가졌을까 봐 걱정했는데 불행 중 다행이지 싶다. 그랬으면 7만 원이 아니라 70만 원이었겠지. 그래서 낙뢰방지와 전자파 차단 효과가 있다는 콘센트를 구매했다. 이젠 비 오면 무조건 컴퓨터 전원 빼고 랜선까지 빼둘 거지만 집을 비울 때도 있으니 최소한의 안전장치라도 해둬야겠다. 인터넷은 셋톱박스가 사망했던데 번개 때문인지는 모르겠다.

'라온마' 막방이 이번 주다. 우리 태주랑 서부 경찰서 식구들 어떻게 보내나요 ㅠㅠ 라온마 보면서 항상 연출에 감탄했지만 14화 마지막 즈음 태주가 뛰어가는 장면은 정말 최고였다. '비숲' 연출이 세련돼서 좋았다면, '라온마' 연출은 독특하고 따듯해서 좋다. 그리고 우리 태주! 정경호가 이렇게까지 연기 잘하는 배우였을 줄이야. 개인적으로 한국 배우 연기 탑은 조승우라고 생각하는데 정경호는 그다음쯤 되는 것 같다. 앞으로 좋은 작품에서 많이 봤으면 좋겠다. 



어제 먹은 연어 덮밥. 오랜만에 먹는 연어라 맛있었다. 사진 찍어 놓고 보니 주황, 빨강, 하양, 초록, 연두까지 색감이 예쁘다. 점심 먹으려고 돌아다니다가 들어간 식당인데 덮밥, 면, 롤이 주메뉴였다. 일본 가정식이라고 적혀있던데 그냥 일본풍 음식이지 가정식은 아니었다. 최근 십여 년 사이에 우리나라에 일본 음식점이 정말 많이 생겼는데 제일 싫은 게 인사말까지 일어로 하는 거다. 도대체 왜죠?! 인테리어는 물론 메뉴도 일어. 여기가 한국인지 일본인지 헷갈릴 지경이다. 타국 음식을 들여와도 현지화해서 파는 게 좋은데 일식은 대부분 너무 일본 느낌이라 거부감이 든다. 

직장생활 1n년 째. 점심 먹으러 간 식당에서도 엄연한 성차별이 존재한다. 그중 제일 흔한 것이 국자, 집게, 가위 등을 여자 쪽으로 놓아주는 거다. 남자는 손이 없는 것이 분명하다. 그래도 이건 직접적인 피해는 없으니 그러려니 하는데 남자, 여자 양을 다르게 주는 식당은 정말 어이없다. 그럴 거면 돈을 덜 받아야 하는 거 아닌가? 같은 돈 내는데 왜 여자만 양이 적죠? 여자가 남자보다 많이 먹는 사람이면 어쩌려고? 주문할 때 양을 선택하게 하거나 아니면 셀프로 가져다 먹는 거면 이해하겠는데 일방적으로 특정 성별에만 양을 적게 주는 건 엄연한 차별이다. 이런 식당들은 제발 정신 차렸으면 좋겠다.

높이 조절도 안 되고 날개도 복불복으로 돌아가던 선풍기를 버리고 새 선풍기를 장만했다. 신일 무소음 선풍기인데 지금은 품절이라 가격이 이상한 거고 11만 원대에 샀다. 우선 디자인이 예쁘고 리모컨이 있어서 조절하기 편하고 키도 커서 좋다. 바람 조절이 8단계까지 있는데 솔직히 무소음은 아니고 소리가 작긴 하다. 날개 있는 선풍기에게 완벽한 무소음을 바라는 건 양심이 없는 거겠죠. 귀마개 하고 자니까 괜찮습니다. 다이슨 짝퉁 차이슨 무선 청소기도 샀다. 놀라운 건 차이슨이 한두 제품이 아니라는 것!!! 제일 후기가 많은 디베아 D18로 샀는데 딱 그 가격만큼의 성능이었다. 흡입력이 약해서 서브용으로 쓰기 적당하다. 위에서 말한 전자파 차단 콘센트는 요건데 효과는 눈에 보이질 않으니 모르겠고 그냥 믿고 써야겠다.   




이리 오라고 꼬셨더니 옆집 대문 앞에 누워서 발라당 애교 부리는 삼색 냥냥이. 우리 집과 옆집 사이엔 허리 정도 높이의 담이 있다. 대문 열쇠가 없고 집에 사람도 없을 때 옆집 대문을 통해 담을 넘어 집에 들어간 적도 있다. 도둑 아닙니다. 그 담에 요 녀석이 종종 앉아 있곤 한다. 살며시 다가가 만져도 도망가지는 않는데 그렇다고 적극적으로 다가오지도 않는다. 밀당의 고수다. 전에 고기 먹으라고 갖다 준 적이 있는데 (무려 소고기) 안 먹어서 뭔가 했더니 밥을 챙겨주시는 분이 따로 있다고 한다. 어쩐지 사람을 안 무서워하더라. 길냥이들 평균 수명이 2년이라는데 아프지 말고 오래 살았으면 좋겠다.

얼마 전, 우연히 기무라 딸이 모델로 데뷔한다는 소식과 함께 딸 사진을 봤는데 기무라랑 존똑이었다. 여자 기무라, 거푸집 수준. 웃을 땐 딱 그 나이대 소녀처럼 귀엽고 상큼한데 무표정일 땐 무섭도록 기무라였다. 그 딸이 둘째라는데 첫째는 엄마를 더 닮았으려나? 궁금하다. 딸들이 저렇게 큰 걸 보면서 새삼 무라 결혼 일찍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나저나 요즘 연예계와 모델계는 전 세계적으로 금수저들이 다 해 먹는 것 같다. 그중에 실력 있는 사람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부모의 후광 덕으로 보인다. 이렇게 출발선 자체가 달라져 버리니, 역시 모든 복중에서 으뜸은 부모 복인 것이다.

'라온마' 막방 이제야 봤다. 15화가 좀 별로라 걱정했는데 마지막 화는 좋았다. 태주가 머무는 곳이 꿈인지 현실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행복할 수 있는 곳을 스스로 선택했다는 것이 중요하다. 태주가 88년, 따뜻한 그곳에서 많이 웃고 많이 사랑하며 영원히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그럼 언젠가 다시 만날 시즌2를 기다리며...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