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수리 중
처음 3층으로 올라갈 거라 했을 때 나의 계획은 2층에서 생활 하면서 3층 수리를 하고 끝나면 천천히 살림 채운뒤 올라가는 거였는데 현재 2, 3층 수리를 함께 진행 중이라 다 틀어져버렸다. 수리를 같이 하면 가격이 저렴해지는 것도 있고 이런저런 사정으로 같이 하게 됨. 씻고 자고 할 곳이 없어서 지난 토요일부터 호텔 생활 중이고 (모텔급인데 모텔은 아닌 저렴이 호텔, 혼자 모텔 가는 건 좀 그래서 검색 끝에 한 곳 건졌음) 현재 수리는 다음 주 화요일까지 예정인데 청소까지 하려면 며칠 더 걸릴 것 같다.
사실 업자들과 연락 같은 건 친오라비와 소장이라는 오라비 친구 그리고 새언니가 하는지라 내가 리모델링에 참여하는건 뭐 고르고 돈 보내는 거 밖에 없긴한데 그래도 스트레스다. 왜 물어보지 않고 자기들 마음대로 하는거죠? 아무리 아는 사람 거쳐 견적을 저렴하게 받았다지만 일은 제대로 해야지. 어제는 퇴근하고 타일 붙인 걸 확인하러 갔더니 현관 타일을 욕실 타일과 같은 걸 붙여놓은 게 아닌가! 욕실 타일이 대리석 무늬인데 그걸 좁아 터진 현관 바닥에 ㅜㅜ 우리집 현관은 현관이랄 것도 없이 진짜 손바닥만한데. 흰색 좋아하는 거 같아서 물어보지도 않고 그걸로 붙이셨다는데 흰색은 좋아하지만 욕실이랑 같은 건 아니라는거죠! 욕실 타일, 주방 타일도 고르는 것 마다 없다 그래서 제일 무난한 걸로 한건데. 현관 타일은 떼어내고 다른 걸로 다시 붙이기로 했으니 잊어버려야지. 문고리도 마음에 안 들어서 (왜 가져오기 전에 뭘로 할지안 물어보냐고요) 내가 인터넷으로 구입해서 달아달라고 드렸다.
집수리가 이렇게 스트레스 받는 일인줄 꿈에도 몰랐고 이렇게 불편할 줄 알았으면 3층 올라갈게 아니라 올수리 필요 없는 깨끗한 집을 얻어서 나갔을거다. 내가 환경 변화를 극도로 싫어하는 성격이라 더 스트레스를 받는 것도 같다. 낯선 환경에선 마음이 안정되지 않음. 수리가 끝나도 살림살이가 하나도 없어서 다 사서 채워넣어야 하는데 이것도 꽤나 스트레스 받을 예정. 가구는 건너 아는 가구 공장 하는 분에게 웬만하면 다 해버릴 거고 (인터넷으로 열심히 검색을 해봤으나 집에 딱 맞는 사이즈의 가구를 구하기도 어렵고 -특히 책장- 무엇보다 배송 방법과 비용이 문제) 가전은 에어컨 빼고 인터넷으로 주문 예정. 이것저것 고르는 것 중에 가전 고르는 게 제일 재밌다 ㅜㅜ 역시 난 가전이 좋아!
책 때문에 짐 옮기는 것도 엄청 힘들었는데 (내방은 내방이 아니라 책방이었음) 그거 다시 정리할 생각을 하니 끔찍하네요. 거실 3면에 낮은 책장을 놓고 거기에 책 수납을 할 건데 정리할때 버릴 거 팔거 다시 추려야겠다. 옷도 없는 줄 알았는데 모아보니 엄청 많고 ㅠㅠ 책과 옷, 컴퓨터 빼곤 나머진 다 사야하고 내 돈 ㅠㅠ 살림 채우고 정리하고 어쩌고 하려면 6월이나 되야 제대로 자리잡지 않을까 싶다. 작년엔 사람때문에 힘들더니 올해는 집수리와 이사때문에 힘드네요. 그런 이유로 앞으로 몇 달은 독서도 독후감 올리기도 어려울 것 같다. 성격이 이상해서 뭐 하나가 해결이 안 되면 그거 해결 될때까지 다른 거에 집중을 못 하는지라 집이 정리 될때까진 글이 눈이 들어올 거 같지가 않다.
그럼 모두 건강 조심히 연휴 즐겁게 보내세요. 다음번엔 수리 완료된 집 사진을 올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