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다반사

2020. 4. 11. 21:24

 봄은 가고 

집 앞 공원에서 찍은 떨어진 벚꽃잎들. 몇 달 전에 한 달 동안 공사를 하더니 공원이 깔끔해졌다. 공원에서 별에 별걸 다 하는 사람 때문에 (음주가무, 악기 연주, 술 취해서 싸우기 등) 자주 열 받긴 하지만 이렇게 봄이면 꽃을 보고 초록빛 식물들을 볼 수 있는 건 좋다. 조카 2호와 점심 먹고 마스크 쓰고 나가서 새언니 카페에서 음료 한잔 마시고 공원에 잠시 있다 들어왔다. 봄이지만 아직은 바람이 차갑다. 이러다 다음 달이면 갑자기 더워질 텐데 마스크는 어떻게 쓰고 돌아다닐지 걱정이다.



 목 어깨 그리고 등 

지지난 주 일요일인가 자고 일어났더니 목과 어깨가 너무 아파서 월요일 퇴근 후 집 근처 정형외과에 갔는데 아무 이상 없단다. 아픈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니어서 혹시 목디스크인가 싶었는데 엑스레이 보더니 그냥 근육이 뭉친 것 같단다. 다행이긴 한데 약을 먹고 물리치료를 받아도 통증이 완전히 없어지지 않고 매일 아픈 부위도 다르고 아픈 정도도 다르다는 게 문제. 요 며칠은 거의 안 아파서 좋았는데 오늘은 또 양어깨와 왼쪽 날개뼈 부분이 아프다. 회사에서도 자꾸 어깨 만지니까 직업병이라고 한의원에 가보라고 하던데 진짜 한의원 가서 침 맞고 부항이라도 떠야 하나 보다. 한동안 잠잠하던 구내염도 다시 도졌고 3월부터 바빴는데 그 여파가 고스란히 몸에 나타나고 있다. 일 못 하는 거래처들도 톡톡히 한몫했음. 이번에 큰 건을 하나 받아서 앞으로 더 바빠질 텐데 걱정이다. 언제쯤 만병의 근원인 회사를 때려치울 수 있을는지 ㅠㅠ


 사전투표 완료 

회사 근처에 사전투표소가 있어서 어제 잠시 시간 내서 투표하고 왔다. 입구에서 체온 측정 후 손 소독하고 장갑 끼고 관외자라서 거의 안 기다리고 바로 투표했는데 신분증 제시 후 마스크 내리고 얼굴 확인 -> 기계에 이름 쓰고 싸인 -> 투표용지 받아서 투표 후 용지는 잘 접어서 봉투에 넣고 양면테이프로 봉한 뒤 투표함에 넣으면 끝. 사전 투표할 때마다 느끼지만, 전국 어디서나 투표할 수 있는 시스템 정말 편리하고 잘 만들었단 생각이 든다. 미개한 어떤 나라는 손으로 글씨 써서 우편으로 보낸다던데 그에 비하면 얼마나 선진적인 시스템인지. 이번엔 사전투표율도 높던데 멋진 나라다 정말.



 드라마 이야기 

<날.좋.아>는 좋아하는 배우 둘에 좋아하는 소설 원작이어서 기대를 많이 했던 드라마였는데 너무 재미없다. 어쩜 좋아하는 게 세 개나 겹쳤는데 재미가 없을 수 있지? 배우들 연기는 다 괜찮은데 내용이 잔잔해서 그런지 매력이 없달까. 매주 글과 영상은 이렇게 다르구나 하며 인내하면서 보고 있다. <하이에나>는 남주가 싫어서 안 보다가 혜수 언니 때문에 중반부터 달리기 시작했는데 드라마도 중반이 되니 너무 잼난다. 금자를 비롯한 여성 캐릭터가 전부 매력 있어서 좋다. 승호 드라마 <메모리스트>는 좋아하는 장르라 시작했는데 아이고 또 재미없다 승호야 ㅠㅠ 강주니도 그렇고 너도 그렇고 왜 이리 작품을 못 고르니 ㅠㅠ 연기를 잘하진 못해도 거슬리진 않던데 작품 선택이 항상 아쉽다. 강주니랑 승호는 진짜 얼굴이 아깝다.



 오랜만에 참치 

주객이 전도되어 와사비 맛 김을 맛보기 위해 참치를 배달시켰다. 온갖 음식이 다 배달되는 우리나라 좋은 나라. 배달 온 참치를 보자마자 이게 다여? 싶었는데 먹다 보니 느끼해서 3명이 먹기에 딱 좋았다. 궁금했던 와사비 맛 김과 참치의 조합은 환상적! 고추냉이 따로 필요 없이 김만으로도 충분히 알싸한 맛이 난다. 같이 온 묵은지와 생강 초절임, 무순을 함께 김과 싸서 맛있게 뇸뇸. 가게에서 먹었으면 더 좋았겠지만, 코로나 때문에 못 가고 배달시킨 건데 오랜만에 먹어서 맛있었다.


 집수리를 시작했으나 

25년 된 주택은 멀쩡한 곳보다 수리할 곳이 더 많다. 예정에도 없던 욕실 바닥 배관 수리를 제일 먼저 했고, 끝나면 욕실 두 개 수리 예정. 옥상 방수는 왜 내가 해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해야 하고, 싱크대와 주방 타일, 신발장 교체, 몰딩과 문 교체, 전기 및 조명, 마지막으로 도배와 장판까지 해야 수리가 끝나고 그다음에 커튼, 가구, 가전 순서. 나무 창문을 제일 먼저 바꾸고 싶지만, 금액이 제일 커서 보류. 수리하러 오는 사람마다 집은 튼튼하다고 해서 오래 살 생각으로 뜯어고치고 있는데 잘하는 건지 모르겠다. 태어나서 한 번도 아파트에 살아 본 적 없어서 아파트는 답답해서 싫고 층간 소음도 싫고 여자 혼자 사는 것도 걱정돼서 지금 집이 딱 좋긴 한데 옛날 집이라 마음에 안 드는 점이 많다. 32.5평이면 뭐하냐고요. 코너에 지어져서 이상하게 각져 있고 베란다도 없고 동선도 이상한 것을. 오라비 명의이긴 하지만 집의 반은 내 것인데 전 세입자 전세금을 내 돈으로 준지라 전세금 다 내고 사는 거나 다름없다. 도대체 이 집에 얼마가 들어갈는지 걱정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