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elier Cologne 「Oolang Infini」

스트레스가 최고조에 달한 지난 금요일 오후, 시향 없이 향수를 지르는 무모한 쇼핑을 감행했다. 나름 호불호 안 갈릴만한 중성적인 향으로 골랐는데 예상보다 더 무난한 향이었다. 울랑 앙피니의 향조를 살펴보자면 탑 노트 : 시칠리아 베르가못, 튀니지 네롤리, 프리지아 / 하트 노트 : 우롱티, 자스민 꽃잎, 블론드 레더 / 베이스 노트 : 발칸 타바코 플라워, 인디아 가이악 우드, 머스크라고 한다. 저렇게 친절히 향을 알려줘도 막코인 나는 뭐가 뭔지 모르겠고 달달한 꽃향이나 비누향 없이 차분하고 깨끗한 향이라고 느꼈다. 화려함이나 따뜻함이 아닌 단정 하고 차가운 느낌이다. 크게 호불호 갈리지 않을 무난한 향이라고 느꼈는데 혼자만의 생각이려나. 지속력은 아예 기대 안 하고 산 건데 뿌린 나조차 뿌린 건지 아닌 건지 모를 지경이다. 손목엔 향수를 뿌리고 손엔 캐스키드슨 핸드크림을 발랐더니 핸드크림 향만 나는 기적이! 조말론도 지속력 별로라고 생각했는데 아틀리에 코롱에 비하면 양반이었다. 지속력이 짧은 게 브랜드 특징인지 제품 특징인지 아니면 니치 향수 자체의 특징인지 향수 알못인 나는 잘 모르겠다. 그나마 몸보단 섬유에 뿌렸을 때 향이 더 오래가는 듯하다.

 

마이 버버리 90ml 샀다가 몇 년째 그대로 모셔 두고 있는지라 이후로 사는 향수는 무조건 용량 적은 거로 산다. 30ml 샀는데도 가죽 케이스에 인그레이빙 서비스를 해줘서 좋았다. 문구를 뭐로 할까 고민하다가 쇼생크 탈출 앤디가 생각나서 hope 희망을 새겼다. 포장된 상자를 열면 향수 본품과 가죽 케이스, 엽서와 샘플 향수가 함께 들어 있다. 원래 선택했던 색상의 케이스 상태가 별로라 다른 색상으로 변경해준다고 친절히 안내 전화를 해줘서 좋았고 상품 포장도 예쁘고 정성스러워서 마음에 들었다. 아틀리에 코롱 제품은 각인 된 케이스와 예쁜 포장 때문에 선물용으로 좋을 것 같다. 울랑 앙피니는 기분 전환용으로 샀으니 그걸로 만족하고 다음 향수는 꼭 시향해보고 취향 저격인 걸로 사야겠다. 절 냄새와 나무 타는 냄새를 좋아해서 르라보, 이솝, 딥디크, 메모 향수를 시향 해보려고 골라놨는데 언제 시향이 가능할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