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소마 (Midsommar, 2019)
별점 ★☆☆☆☆
※스포주의※
미드소마 라기에 소마라는 제목의 미드인가 혼자 착각했는데 <유전> 감독의 영화였다. 미드소마는 실제 스웨덴에서 열리는 축제 이름을 따서 지은 제목이었다. 90년마다 9일 동안 한낮에 열리는 축제에 초대된 외지인들은 무엇을 보게 될 것인가! 소재는 흥미로웠으나 초반 이후엔 너무 지루해서 몇 번을 나누어 겨우 다 봤다. 난 현실감이 없으면 공포를 느끼지 않는 편이라 이 영화도 전혀 무섭지 않았고, 시체를 이용한 창조 활동은 이미 미드 한니발에서 익숙해진 터라 (박사님의 작품에 비하면 약쟁이들의 작품은 종이접기 수준임) 그 허접함만이 눈에 들어왔다. 조화를 사용한 것부터 니들은 글렀어.
지나치게 진지한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는 우스꽝스러운 연출 때문에 헛웃음이 터진 장면이 곳곳에 있었는데 두 장면만 꼽아 보자면 첫 번째는 죽은 나무에 외지인이 노상 방뇨하는 장면 되겠다. 오줌 싸는 건 어찌 알았는지 저 뒤에서 100m 세계신기록 세울 기세로 뛰어오면서 울고불고 난리를 치는데 어떻게 안 웃어요. 아니 그렇게 중요한 조상님 나무면 보관을 잘하던가 길바닥에 땔감처럼 눕혀 놓고 경고문 하나 달아 놓지 않으니 외지인이 가서 오줌을 갈기지. 그럼 그 동네 길바닥 나무는 다 조상님인 거야 뭐야. 나무를 그따구로 모시니 조상님 노하셔서 90년마다 노잼 축제웅앵웅을 (실상은 살육잔치) 벌이는 거 아닌가. 이건 완전 외지인 무죄 약쟁이들 유죄다. 또 한 번의 위기는 크리스티안과 마야의 교미 (오로지 번식만을 위한 행위니 섹스가 아닌 교미임) 장면에서 찾아왔다. 뒤에 서 있던 응원단이 셀프 가슴 마사지를 하며 함께 아항아항 거리는데 도대체 저게 뭔가 싶었다. 아항아항 합창을 하는데도 끝까지 임무완수를 해낸 크리스티안이 대단해 보일 지경이었다.
진지한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는 이런 우스꽝스러운 장면들은 감독의 의도였는지가 궁금하긴 한데 굳이 알고 싶지 않기도 하다. 여왕 뽑는 방식도 무한 강강술래라니 얼탱이 없다. 매우 불호였고 뭔가 보지 말아야 할 것을 본듯한 괴이한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