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818

2019. 8. 18. 20:33



이번 주 휴가였는데 실컷 게으름만 부렸다. 매일 먹고 자고 먹고 자고 스트레스 제로의 생활. 이날은 느즈막이 카페 가서 아점 먹으면서 책 한 권 읽고 왔다. 제목은 <우리집 테라스에 펭귄이 산다> 실화를 기반으로 한 소설이고 기름 속에서 죽어가던 펭귄을 살린 후 함께 생활하는 내용인데 준비되지 않은 마지막이 슬펐다. 환경 오염은 인류가 지구에서 사라져야만 근본적인 해결이 가능할 텐데 자멸이든 자연의 심판이든 아직은 때가 아닌 모양이다. 자연과 동물 친구들에게 미안할 뿐이다.

원래는 휴가 기간에 치과 가서 스케일링도 하고 이것저것 계획이 있었으나 카페 가고 경기도 광주 친구네 하루 놀러 가고 쌀국수 먹으러 가고 가족들이랑 고기 먹으러 간 거밖에 한 게 없다. 책은 겨우 두 권 읽었다. 결론적으로 이번 휴가에 얻은 건 = 살이네요. 아무것도 안 하고 편히 쉬는 것도 좋았지만 이렇게 길게 쉬는 게 입사 초기 이후론 처음이라 아무것도 안 하고 지나간 시간이 아깝기도 하다. 그래도 이미 지난 일 후회한들 뭐하리. 돈 아꼈다고 생각하고 복세편살 해야지.

얼마 전까지 이북 리더기를 바꾸고 싶어서 드릉드릉했었는데 최근에 종이책만 읽다 보니 사고 싶은 마음이 저절로 사라졌다. 나만 그런지 몰라도 이북 리더기로는 분량이 많은 책을 못 읽겠다. 얼마나 읽었는지 얼마나 더 읽어야 하는지 눈으로 바로 보이질 않아서 답답하다. 다른 전자기기보단 낫지만 불 끄고 보면 이북 리더기도 눈 아프긴 매한가지. 모든 게 전자로 바뀌어도 책만큼은 종이책이 최고인 것 같다. 휴가 시작하자마자 책 정리해서 20권 팔고 6만 6천 원 받았는데 20권을 팔아도 티가 안 나네. 더 팔아야 하는데 귀찮아서 한 박스만 팔았더니만. 박스 구해서 미리 등록 좀 해놔야겠다.

<왓쳐> 13화 봤는데 이건 무슨 또라이들의 대결도 아니고 난리다 난리. 걷는 또라이 위에 뛰는 또라이 그 위에 나는 또라이, 또라이 대잔치다. 도치광을 너무 미치광이로 몰아가서 오히려 악인은 아닐 거란 생각이 들면서도 이 드라마 보면서 뒤통수 맞은 게 한 두 번이 아니라 확신하진 못하겠다. 비숲 이후로 드라마 보는 눈이 높아져서 이 드라마도 정말 재밌다는 생각은 안 들지만 묘하게 계속 보게 되는 또라이 범죄 드라마다. 그래도 마지막엔 좀 더 멀쩡한 또라이가 이기길 바라본다.

내일은 다시 출근이다.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