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PARASITE, 2019)

2019. 6. 1. 12:03


별점 ★☆☆

금요일 퇴근 후 바로 기생충을 보고 왔다. 칸느 황금종려상의 영향도 있고 어벤져스 엔드게임처럼 스포가 무서워서 일찍 보고 왔다. 이번엔 동네 작은 영화관이 아니라 좀 더 큰 만두네서 보고 왔다. 사람도 어찌나 많던지. 영화는 초반엔 즐거웠고 중반엔 도대체 이게 어떻게 흘러가는 건가 싶었고 후반엔 우울해졌다. 나머지 감상은 ※스포일러 포함 주의※

이 영화를 한문장으로 설명하자면 현실적이어서 불편한 블랙 코미디쯤 되겠다. 부잣집 넓은 창에선 운치 있게만 보였던 비 내리는 풍경은 반지하로 배경을 바꾸자 삶의 터전을 삼키는 수마가 된다. 인간이 피할 수 있는 자연재해 앞에서도 없는 사람은 너무나 쉽게 모든 것을 잃는다. 기생충은 언제나 숙주의 몸 안에서 함께 생활하지만, 숙주 그 자체가 되기 어려운 것처럼 우리 사회의 보이지 않는 계급 또한 쉽게 바뀌지 않을 것이다. 부익부 빈익빈, 그 불편한 사실을 다시금 상기시켜준 영화였고 다 보고 나니 내가 마치 기생충이 된 듯한 기분과 함께 인간과 기생충 사이의 간극만큼이나 우울해지는 영화였다.


요즘엔 예능에서도 가난을 컨셉으로 돈벌이를 하던데 가난이 누군가의 돈벌이 소재가 된다는 것이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 이 영화도 그런 면에서 거북했고 또 하나 불편했던 건 한국 남성 감독 특유의 변태스럽고 적나라한 베드씬이 빠지지 않고 나왔다는 것이다. 이런 유의 장면 중에선 곡성이 제일 기분 더러웠었는데 이 영화에서도 뜬금없었고 굳이 왜 저런 장면을 넣었을까 이해할수 없었다. 한국 남성 감독들은 왜 내용과 어울리지도 않는 기승전섹스, 갑분섹을 잃지 못하는지 모르겠다. 이쯤 되면 이 나라 XY들은 성과 여자에 미쳐있다는 생각까지 든다. 그것도 아주 그릇된 방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