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02월 독후감

2019. 5. 1. 22:27


01. 나는 언제나 옳다 / 길리언 플린 / 푸른숲 / E


전직 매춘부(수음 전문)였던 '나'는 손목 통증으로 인해 전과 같은 테크닉을 발휘하지 못하게 되자 매춘부 생활을 접고 점쟁이 일을 시작한다. 점에 대한 전문 지식은 없지만, 매춘부 일을 하면서 터득한 사람 보는 눈과 빠른 상황 판단력을 바탕으로 점쟁이 일을 이어 나간다. 어느 날, 카터후트 메이너 가문의 '수전 버크'가 찾아와 자신의 의붓아들 '마일즈'의 상태가 이상하다며 퇴마를 해달라고 요청한다. 나는 물론, 귀신을 볼 수도 없고 퇴마 능력도 없지만, 심신이 약해진 수전 버크에게 대충 퇴마 의식을 해주고 돈을 벌 심산으로 의뢰를 받아들이게 된다. 가볍게 돈을 뜯어낼 생각으로 저택을 방문한 나는 그곳에서 알 수 없는 위압감을 느낀다. 여기저기 주워들은 잡지식으로 퇴마 의식을 해보지만 마일즈의 상태는 악화될 뿐이다. 수전은 나에게 마일즈가 자신과 아직 어린 친아들을 죽이려 한다고 말한다. 마일즈는 나에게 수전이 우리 두 사람 모두를 죽일 거라고 말한다. 두 사람 중 누가 진실을 말하고 있는 것일까? 나는 누구를 믿어야 할까?

앉은 자리에서 한 번에 다 읽어내릴 수 있는 종이책 96쪽 분량의 짧은 단편 소설이다. <나를 찾아줘>에서도 그랬듯 이번 소설에서도 감정적으로 복잡한 인물들이 등장한다. 수전과 마일즈 뿐만 아니라 그들에게 놀아난 나 또한 복잡한 인물이다. 어느 인물 하나 단순하지 않다. 글을 읽을 땐 뭐 저런 사람들이 있나 싶지만, 사실 생각해보면 현실에 사는 우리는 소설 속 그들보다 더 복잡한 사람들이다. 그들과 우리를 구분 짓는 단 하나의 차이점은 우리는 우리의 감정을 대부분 숨기고 산다는 것이다. 우리의 감정이 소설 속 그들처럼 모두 까발려진다면 현실은 지옥 그 자체가 될 것이다. 본능이란 짐승에게 적절한 브레이크를 걸어주는 나의 이성에게 감사하며 이만 산으로 간 리뷰를 마쳐야겠다.

분량이 적고 다소 허무하다고 느낄만한 결말 때문에 호불호가 갈릴만한 소설이며 소장보단 빌려보는 걸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