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점 ★★☆☆

수요일에 개봉하고 이틀 동안 스포의 공포에 떨다가 금요일에 퇴근하자마자 보고 왔다. 어중간한 시간이었는데도 관이 거의 꽉 찼었다. 이 동네 영화관이 꽉 찬 거 처음 봤네. 영화로서의 재미로만 따지면 인워 감독이 맞나 싶을 정도로 (인워도 썩 마음에 들진 않았음) 재미는 없었다. 어벤져스 마지막 영화이기 때문에 마무리를 어떻게 할지 많은 생각이 있었을 테고 고민의 흔적이 보였고 나쁘지 않은 결말이었다. 하지만 8할이 지루했고 재미는 없었다. 아래부턴 스포가 있으니 주의!


영화 보다가 가장 놀란 건 역시 토르 캐붕. 토르3에서도 전작과 느낌이 달라져서 (너무 가오갤스러웠음) 살짝 별로였지만 영화는 그럭저럭 재밌어서 익스큐즈하고 넘어갔는데 엔드 게임에선 천둥의 신을 좌절감에 게임과 술에 쩔어사는 방구석 폐인으로 만들어놔서 이게 뭔가 싶었다. 천년을 근육질로 살다가 고작 5년 맥주 마셨다고 그렇게 살이 찌나요? 여러분~ 맥주가 이렇게 위험합니다! 도 아니고 뭐야. 토르의 고뇌에 대해 좀 더 진지하게 접근할 수는 없었나 싶다. 그리고 묠니르와 스톰 브레이커를 왜 캡아가 다루죠? 망치 다루는 건 그렇다 쳐도 천둥까지 캡아가 다루는 건 오버 아닌가? 천둥은 토르의 상징인데 그 상징성을 캡아에게 부여하다니 지금 생각해도 이건 아니다 싶다.

호크 아이를 안 좋아해서 그런가 분량이 너무 많아서 별로였고 (특히 갑분일본 별로) 굳이 호크가 아닌 블위를 희생시킨 것도 별로였다. 소울 스톤 설정도 웃기지 않나? 사랑하는 사람의 영혼을 바쳐야 얻을 수 있다니 그놈에 사랑 타령 ㅋㅋㅋ 둘의 깊은 유대감과 동료애 때문에 희생한 거겠지만 모르는 사람은 이성적인 감정이라고 오해하기 딱 좋지 싶다. 인워에서 성길이를 민폐 캐릭터로 만든 이력이 있는지라 이번 영화에서도 가오갤은 찬밥이겠구나 했는데 역시 찬밥이었다. 심지어 멤버들끼리 애틋하게 재회하는 장면도 안 넣어줬다. 몇 초라도 넣어주지. 나아쁜 감독. 그리고 자꾸 토르를 가오갤 팀이랑 묶는 것도 마음에 안 든다. 가오갤만의 B급 감성에 토르를 끼워 넣지 말라고. 닥터 스트레인지도 크게 한 건 하지만 분량이 너무 작아서 아쉬웠다. 호크 분량 떼어서 닥터에게 좀 주지. 닥터는 앞으로 솔로 무비가 더 있어서 그런가도 싶다.

이번 영화의 중심은 원년 멤버들인데 그들의 마지막도 그다지 마음에 안 들어서 불평만 하게 된다. 블위 허무하게 죽은 게 제일 마음에 안 들었고 캡아는 페기 손녀랑 키스해놓고 페기랑 다시 그러고 있어서 뭔가 싶었고 (페기성애자여 뭐여) 그나마 토니의 죽음이 제일 개연성 있었다. 토니 죽어갈 때 그 텅빈 공허한 눈동자가 잊히질 않는다. 멋진 설정을 캡아에게 몰아줘도 토니 편을 들 수밖에 없었던 이유엔 로다주의 뛰어난 연기력이 가장 컸다. 토니가 가족과 함께 행복하게 살았으면 더 좋았겠지만 명예로운 죽음이었으니 최악의 결말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어벤져스 이제 안녕 ㅜㅜ 그동안 즐거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