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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12. 17. 21:08


사진은 버미 인스타에서 훔쳐 온 청순 & 순둥 버전 버미. 지난밤 꿈엔 요녀석과 손잡고 열심히 뛰어다녔다. 꿈이 다 그렇듯 무슨 사연이었는지는 모르겠으나 하여튼 둘이 신나게 깔깔거리며 돌아다녔다. 너랑 나랑 성격 잘 맞아서 좋다는 소리까지 해가며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는 것만 기억난다. 자기 전에 주간아 애교 부리는 영상을 흐뭇한 마음으로 보고 잤더니만 꿈까지 행차하신 건가. 꿈에서까지 잔망스럽다니 귀여운 녀석! 덕분에 깃털 같던 팬심에 작은 돌멩이 하나 얹었다.

기범이 인스타 보다가 부모님이 쓰신 글을 봤는데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이 느껴져서 뭉클했다. 내가 부모에 대한 결핍이 있어서 그런지 사랑받으며 자란 사람만 보면 그렇게 부럽고 또 좋다. 내가 갖지 못한 걸 가지고 있는 사람이 부럽고 좋은 거다. 결핍이 시기나 질투, 비관이 아니라 부러움, 동경으로 표출돼서 다행이다 싶기도 하고. 전자였으면 사는 게 훨씬 더 괴로웠을 테니까. 좋아하는 연예인을 봐도 모두 구김 없는 사람들인 걸 보면 나 자신은 어둡고 우울한 곳에 있지만, 진심으로 바라는 건 밝고 즐거운 나일거란 생각이 든다. 비록, 이번 생에선 틀린 거 같지만 말이다.

보스 친인척이 몇 달 전 입사했는데 여러모로 꽁기하다. 보스 친인척에 남자, 나보다 나이가 많은 데서 이미 불편한 대상인데 연봉은 나와 같으며 이쪽 업무는 하나도 모른다는데서 매우 꽁기하다. 그동안 지켜본 결과 일머리까지 없다는 게 밝혀져서 더 싫어졌다. 조건이야 어떻든 업무능력이 좋다면 그나마 나을 텐데 그마저 받쳐주질 않으니 답답한 노릇이다. 아주 단순한 업무라서 내가 하면 20분 안에 하는 걸 저 사람에게 맡겼더니 2시간 30분이 걸렸으니 할 말 다 한 거지. 그것도 보기 좋게 만들었느냐? 당연히 아니다. 그 전 회사에선 대체 뭐하다 온 건가 싶기도 하고, 내가 왜 저 사람이랑 같은 연봉 받으면서 뼈 빠지게 일하는 것도 모자라 일까지 가르쳐야 하나 싶다. 보스 말로는 착하다는데 아니 착한 게 일을 해주나요? 착하면 일을 잘하나요?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린지. 제일 짜증 나는 건 불만이 있어도 참고 다녀야 하는 무능력한 내 자신이다. 


새로 산 피어싱이 마음에 들어서 처음으로 귀를 찍어봤는데 두 번째 구멍도 가운데가 아니라 밑으로 뚫렸구나! 첫 번째도 밑으로 뚫려서 가운데로 다시 뚫은 건데 (그래도 여전히 정 가운데는 아니지만) 두 번째도 저렇게 위치가 밑인 줄은 처음 알았다. 뭐 이제 와서 어쩌겠어 그냥 살아야지. 첫 번째 피어싱은 베이지 진주인데 원형이 아니라 반구형이다. 몇 달째 매일 끼고 다니는데 종종 진주가 떨어져서 이번이 세 번째 구매 ㅜㅜ 이번에 4개를 샀으니 한동안은 안 사도 되겠지. 뒤에 있는건 새로 사본 건데 예상보다 예쁘다. 제일 작은 사이즈를 샀는데도 커서 슬프지만 피어싱 자체는 마음에 든다. 피어싱은 저렴한 가격에 부작용이 없고 누워도 찔리는 게 없어서 귀걸이 대용으로 아주 좋다. 나중에 금 피어싱을 사볼까 싶다.

내가 유일하게 어른이 됐다고 느끼는 순간은 음악 들으며 한 손으로 운전할 때. 꾸준함에 장사 없다고 운전도 계속하니 익숙해진다. 이젠 기계적으로 운전하는데 오늘 아침엔 사고 난 걸 목격해서 좀 그랬다. 여긴 작은 소도시라 차가 막히는 이유는 대부분 공사 아니면 사고인데 아침에 도로가 살짝 얼어서 그랬는지 사고가 크게 난 걸로 보였다. 내 차도 차 없는 데서 헛바퀴가 돌아서 좀 놀랐고. 이래서 겨울이 싫다. 눈 오는 건 더 싫고. 무사히 올겨울이 지나갔으면 좋겠다.

메르비를 사서 몇 번 하다가 처박아 뒀었는데 주말에 생각나서 돌려줬더니 피부가 좀 좋아진 듯한 느낌적인 느낌이다. 리얼베리어 익스트림 크림 마스크도 같이 해줬는데 이것도 좋다. 선물 받은 설화수 로션을 다 써서 지난달에 익스트림 크림 50ml를 3만원주고 샀는데, 75ml을 2만 3천원에 팔아서 또 샀다. 선크림을 제외한 화장품은 쟁이질 않는데 용량 크고 가격도 싸서 홀라당 넘어갔다. 뭘 바르나 반응 없는 피부라 성분 좋은 저렴이를 주로 쓰는데 리얼베리어 크림이랑 이솔 제품이 괜찮아서 번갈아 가며 쓰고 있다. 날 풀릴 때까진 익스트림 크림을 열심히 써야겠다. 실큰으로 제모도 해야 하는데 귀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