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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11. 26. 20:20



왜 비싼지 이해할 수 없는 음식 중에 하나가 쌀국수를 비롯한 베트남 음식이다. 근처 베트남 음식점들은 특별히 맛있지도 않으면서 가격만 비싸서 한동안 코스트코 쌀국수 12인분 (만원 초반대) 두 상자를 사서 열심히 끓여 먹었었다. 숙주, 양파 절임, 청양고추, 레몬까지 곁들이면 사 먹는 쌀국수 부럽지 않다. 열심히 먹다가 지금은 좀 시들해졌지만 말이다. 사진 속 분짜를 먹은 곳은 '미스 사이공' 인데 적절한 가격에 맛도 좋았다. 내가 간 지점만 그런건지 샐러드용으로 써야 할듯한 채를 썬 채소가 나온 건 조금 아쉬웠지만 7,500원에 저 정도면 만족스럽다. 사진발 잘 받는 빨간 그릇도 예쁘다.

누군진 기억이 안 나지만 가르마를 주기적으로 바꿔주는 게 좋다기에 반대편으로 바꿨더니 숨어있던 새치가 세 개나 나왔다. 호적메이트는 새치가 엄청 많으니 나 또한 유전일 텐데 한 번에 이렇게 여러 개 발견된 적은 없었거늘. 이놈의 몸뚱이가 늙고 있긴 한가 보다. 사노 요코의 '죽는 게 뭐라고'를 읽으면서도 생각했지만 늙어가는 몸과 늙지 않는 마음의 부조화가 슬픈 것이다. 인간의 수명이 길어진 것이 인간에게 잘 된 일인지 이젠 잘 모르겠다.

얼마 전, 직영 공업사에서 차 앞부분을 대대적으로 수리했다. 뜯어보니 상태가 엉망진창와장창이었다고 한다. 호스 같은 것도 갈아야 하는데 안 갈고 끈으로 묶어뒀다고. 더 상태가 나빠지기 전에 고쳐서 다행이다. 조수석 쪽 사이드미러가 가끔 안 펴지는 건 그냥 뒀는데 날이 추워지니 안 펴지는 경우가 더 많아졌다. 1년 전에 새 걸로 갈았는데도 같은 증상이라 다른 곳에 문제가 있는 거 같은데 많이 불편한 건 아니라 그냥 뒀다. 중고차 운전하면서 느끼는 건데 초보이고 차를 모를수록 새 차를 타는 게 맞는 거 같다. 중고차는 고장도 잦고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이 많아서 차알못인 초보에겐 별로다.



닮은 듯 다른 대륙 배우 삼인방 후거(82), 해리 셤 주니어(82), 주일룡(88). 엄연히 말하면 해리는 대륙 배우는 아니지만, DNA는 대륙이니 끼워 넣었다. 키는 후거가 185로 가장 크고 완전 마들~ 나머지 둘은 나란히 180. 비율만 놓고 보자면 해리의 승리. 얼굴 작은 양인 배우들 사이에 있어도 독보적으로 작은 얼굴에 어깨는 태평양, 다리 길이는 이메다 수준. 워낙 운동을 열심히 하는지라 날로 몸이 좋아지고 있다. 그에 비하면 주일룡은 불면 날아갈 듯 얇디얇다. 80kg짜리 운동 기구를 번쩍번쩍 드는 거 보면 근력이 없는 건 아니고 타고난 체구가 작은 듯싶다. 후거는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스타 이미지고 해리는 밝고 활동적인 대형견 같아서 친구로 두고 싶다. 주일룡은 아직 잘 모르는데 요즘 대륙에서 엄청나게 뜨고 있고 연기도 잘하고 노래도 잘하고 무엇보다 얼굴이 젤 잘한다. 특히, 눈이 어쩜 저리 예쁜지. 저 커다란 눈을 접어가며 웃으면 아주 살살 녹는 기분이다. 필모는 파지 않는 라이트한 팬질이지만 보고 있으면 행복한 대륙 배우들이다.

8월까지는 한 달에 다섯 권 정도씩은 책을 읽었는데 점점 줄어들더니 이번 달엔 겨우 두 권이다. 지난달부턴가 읽기 시작한 박경리 선생님의 '일본산고'를 지금까지 붙잡고 있었으니 할 말이 없다. 집에 오면 씻고 밥 먹고 좀 놀다가 침대에 누우면 잠이 쏟아져서 자기 바쁘다. 내가 하는 활동 중에 그나마 독서가 제일 생산적이었는데 그마저도 안 하고 있으니 한심하다. 반성의 의미로 우선 지난 주말에 '일본산고'와 '망원동 브라더스' (이 책은 처음부터 찝찝했는데 남자만 있는 술자리에 여자가 오니 화사해졌다는 부분에서 올해 최악의 책으로 등극했음) 를 끝냈고, 이제 사 놓은 책 중에서 재밌는 거로 골라서 읽어야겠다. 독후감도 넉 달인가 밀렸는데 올해 안에 다 쓰려나 모르겠다. 연말연초 너무 싫다 ㅠㅠ

월요일 오전부터 여행 가고 싶어서 대만 온천 검색을 신나게 했는데 우라이쪽이 좋아 보인다. 개인탕 따로 있고 리버뷰는 경치도 좋네. 1박에 대충 60정도 잡으면 될 거 같은데 가서 온천욕 하고 마사지 받고 이것저것 먹고 쉬다 오면 세상 좋을 거 같다. 길게는 못가니까 2박 3일 잡아서 하루는 온천 숙박하고 하루는 지난 번에 못 간 본 단수이 가고 버블티와 소금 커피도 마시고 딤섬도 먹고 유유자적 쉬다 오면 행복할 듯. 연말연초는 회사가 바빠서 안 되고 내년 2~3월쯤 생각해봐야겠다. 혼자는 심심하니 새언니랑 같이 갈까. 홍콩보단 대만이 넘사로 좋았던지라 대만은 다시 가고 싶다. 내년에 꼭 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