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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rmur 2018.09.13 20:54



날이 쌀쌀해져 따뜻하게 마실 차를 샀다. 브리즈 루이보스 슈가플럼인데 달콤한 자두 향이 무척 좋다. 커피는 마실수록 속에 안 좋은 게 느껴져서 가끔만 마시고, 홍차나 보이차는 카페인 때문에 패스. 물처럼 마실 수 있는 차 중에 가장 쉽게 구할 수 있는 것이 루이보스라서 샀는데 잘 마시고 있다. 예전에 홍차에 빠졌을 땐 로네펠트를 독일 직구로 사서 마시는 정성까지 들였는데 이젠 만사 귀찮다. 이번 겨울엔 국내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무카페인 차를 하나씩 사서 마셔봐야겠다. 

월급 들어와서 계좌별로 이체하려고 했더니 OTP 사망. 배터리가 없어서 안 켜진다. 퇴근 후 ATM에서 계좌이체 하려고 갔더니 한도 초과라고 이체가 안 된다. 되는 일이 없네. 어쩔 수 없이 점심시간에 은행에 가서 OTP 재발급하고 이체 한도도 풀어놨다. 주거래 은행이라 그런지 재발급 비용은 없었고, 이체 한도는 오랫동안 이용을 안 해서 한도가 70만 원으로 줄었었다고 한다. 최근에 나온 OTP는 배터리가 부족하면 미리 알려주던데 내가 사용하던 건 4년 전 꺼라 그런 기능도 없었고 갑자기 사망했다. 배터리는 그렇다 쳐도 은행 한 곳에 OTP 등록을 해놓으면 다른 은행에도 자동으로 등록이 됐으면 좋겠다. 일일이 은행마다 가서 재등록을 해야 하니 너무 번거롭다. 배터리도 기본 10년은 가게끔 만들어줬으면 더 좋겠고요.



알리에서 산 블루투스 스피커가 우여곡절 끝에 도착했다! 8월 24일에 배송료 포함 $15.66에 주문했는데 배송 시작했다더니 스피커가 다시 판매자에게 돌아감. 엥? 그래놓고 배송 완료가 뜸. 왜죠?! 어쨌든 물건을 못 받은 건 확실하니까 판매자에게 안 되는 영어로 분쟁 제기를 함. 분쟁 제기 다음 날 바로 판매자가 물건 다시 보냈다고 미안하다고 메시지가 왔지만, 트래킹 넘버가 안 와서 무시함. 그랬더니 다음날 트래킹 넘버와 함께 미안하다고 분쟁 제기 취소해달라는 메시지가 또 날아옴. 다시 보낸 건 확실해 보여서 분쟁 제기는 취소하고 기다렸는데 일주일 후인 오늘 스피커가 도착했다. 국내 사이트에서 이 스피커와 똑같은 제품을 2만 원대에 팔던데 겉모습은 똑같아 보이지만 동일 제품인지는 모르겠다. 실물로 보니 생각보다 크기가 작아서 귀엽고 음질도 좋고 깨끗해서 만족스럽다. 모서리 부분이 조금씩 찌그러져서 왔지만 가격과 품질을 생각하면 그 정도는 익스큐즈 가능함. 판매자가 여럿인데 내가 산 곳은 여기다. 함께 찍은 디퓨저는 싱하 탄산수병이 예뻐서 만들어봤다. 100% 재활용품으로 만든 디퓨저. 굴러다니던 섬유 향수를 넣어서 향은 거의 안 난다는 게 함정이다.


전에 포스팅했었던 장미의 이름 리커버 특별판이 출간돼서 바로 샀다. 두 권짜리를 한 권으로 만든 거라 두껍고 글씨도 빽빽하지만, 책 자체는 아름답다. 어차피 이런 책은 읽기 위해 사는 게 아니라 모셔두기 위해 사는 거라 예쁘면 된 거다. 사진엔 안 보이지만 책머리, 책입, 책발까지 모두 녹색이라 새롭다. 일본산고는 박경리 선생님이 생전에 일본에 관해 쓰신 글을 모은 책이다. 일본 언론에 대놓고 나는 반일 작가라고 말씀하셨던 분이신 만큼 아주 흥미진진할 것 같다.

타고난 천성이 타인에게 관심 없고 외로움을 타지 않는 편이다. 이런 천성에 후천적 요인으로 사람을 믿지 않게 됨으로써 인간관계는 거의 망한 수준이다. 특히, 남자는 정말 눈곱만큼도 믿지 않는다. 가족으로부터 시작된 남자에 대한 불신은 고등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겪고 있는 남초 사회 안에서 더 견고해졌다. 그들에게 여자란 존재는 동등한 인간이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된 순간, 그동안 겪었던 남자들의 언행이 전부 짜 맞춰지며 모든 의문이 함께 풀렸다. 불행하게도 나는 확실한 이성애자인지라 비혼으로 살아야겠지만, 요즘엔 저들과 함께 사는 것보단 그편이 훨씬 행복할 거란 확신이 든다.


보글보글 맛깔스럽게 끓고 있는 국물 파스타!!! 메뉴 이름이 국물 파스타고 가격은 1만 5천 원. 느끼한 걸 안 좋아해서 파스타도 매콤한 걸 주로 먹는데 지금까지 먹어본 매콤 파스타 중에 제일 맛있었다. 얕고 넓은 뚝배기에 담겨 나오는데 테이블 위에서도 한참을 저렇게 끓는다. 맛은 일반 짬뽕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랄까? 매콤하고 감칠맛이 돌면서도 크림이 들어갔는지 부드럽고 고급스럽다. 면과 홍합, 바지락, 새우까지 먹고 나면 국물만 남는데 이 국물에 밥 말아 먹으면 정말 맛있을 거 같은데 항상 남기고 와서 너무 슬프다. 먹다 남은 국물만 포장해올 수도 없는 노릇이고 지금 생각해도 아깝다. 

이놈의 날씨는 왜 이리 극단적인지 몇 주 전만 해도 더워서 에어컨 밑에서 살았었는데 이젠 추워서 긴 팔을 입고 다녀야 한다니. 지난 주말엔 여름 이불 넣고 가을, 겨울용 구스 이불도 다시 꺼냈다. 장판을 킬 날도 머지않아 보인다. 날이 추워지니 귀신같이 모기도 함께 돌아와서 캐노피도 설치했다. 얼마 전에 화단에 풀 뽑다가 하얀 줄무늬 있는 모기한테 물렸는데 엄청 간지럽고 나중엔 빨갛게 덧나더니 몇 주가 지난 지금도 흉이 다 없어지지 않았다. 검색해보니 흰 줄무늬 때문에 아디다스 모기로도 (정식 명칭 흰줄숲모기) 불리는 아주 독한 모기라고 한다. 크기도 작던데 엄청 독한 녀석이었다. 


지난주 장날 시장 좌판에서 사 온 니트 카디건. 목과 손목에 달린 깜찍이 레이스와 블링블링한 다섯 개의 단추가 포인트다. 독특하고 귀여워서 핑크, 베이지 둘 다 사 왔다. 장날에 옷 사러 가면 기본 4개에서 10개까지 사 오는데 그중에서 반이나 입을까? 옷이 여러 개여도 입는 옷만 입게 되고 다음 해엔 귀신같이 입을 옷이 없다. 신비한 옷장 나라♬ 심지어 사 놓고 한 번도 안 입은 옷이 수두룩. 모아서 팔든지 버리든지 주든지 해야 할 텐데 귀찮아! 귀찮다!! 귀찮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