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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11. 13. 21:12

밀린 일을 다 해치웠으니 오랜만에 블로그에 수다 좀 떨어야겠다. 물론, 회사에서요. 지난달 마트에서 기라델리 코코아라는 비싼 녀석을 사 왔는데 맹물에 탔는데도 엄청나게 맛있어서 이건 꼭 우유에 타 먹어야 해! 외치며 오늘 드디어 실행에 옮겼다. 머그잔에 우유 + 코코아 가루를 넣고 전자레인지에 2분 돌렸다 열자 나를 반기는 건 활화산처럼 컵 주변으로 넘쳐난 코코아였다. 우유를 먼저 데워서 가루를 섞으면 될 것을 바보네요. 어쨌든 코코아는 맛있었으니 해피엔딩.



며칠 전 순천회관에서 점심으로 먹은 멍게비빔밥 사진. 멍게를 그렇게 좋아하진 않지만 안 먹어본 메뉴라서 도전해봤는데 채소도 많고 양념도 새콤달콤해서 아주 맛있었다. 이 식당은 주메뉴가 꼬막인데 그 꼬막이 맛이 없다. 백반에 딸려 나오는 꼬막 무침만 먹어봤는데 맛없어서 꼬막 말고 다른 메뉴들만 먹고 있다. 참꼬막은 또 다를지도 모르겠다. 갈치구이 백반을 시키면 큰 갈치 토막을 세 개나 주는 데 매우 만족스럽다. 한가지 별로인 점은 음식의 간이 일정치가 않다는 것이다. 백반에 나오는 조기 찌개는 짠데 밑반찬이나 매생이 떡국 같은 건 또 밍밍하다. 은근 한식 깔끔하게 잘하는 식당이 없는데 그래도 한군데 건져서 좋다. 점심 먹으러 갈 식당이 하나 는 것만도 직장인에겐 행복한 일이다.

어제 점심 먹고 회사에 들어가다 길가에 걸린 아파트인지 빌라인지 분양 플래카드를 봤는데 거기 적힌 문구가 '달팽이도 집이 있는데'였다. 보자마자 정말 달팽이도 집이 있는데 인간인 나는 왜! 도대체 왜! 내 집이 없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면서 서글퍼졌다. 달팽이처럼 집을 등에 얹고 다니라면 그건 또 못하겠지만, 문구는 정말 기발하고 귀엽다.

독후감은 이제 손 쓸 수 없을 만큼 밀려서 한 권씩 포스팅을 올린다는 건 불가능할 것 같다. 몇 줄 안 되는 독후감이지만 글재주 없는 내가 쓰려면 꽤 시간이 걸리는지라 슬프지만 한 번에 정리하는 식으로 포스팅해야겠다. 북플 어플에 읽은 책들 별점으로 정리해둔 건 있으니 연말 즈음에 그걸 캡처해서 올리든가 해야겠다. 나름 변방의 독서 블로그인데 반성하고 내년부터는 읽으면 바로바로 쓰는 습관을 들여야겠다. 나중에 쓰려니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올해 말부터 내년까지 주변에 결혼하는 사람들이 많다. 온라인에서는 독신주의라는 사람이 많지만 오프에선 좀 늦어도 다들 결혼하는 게 현실이다. 나와 제일 친하게 지내던 지인도 1~2년 내에 할 것 같고 이제 온전히 나만 혼자 남는다. 결혼이나 남자는 내 인생에 최우선이 아닐뿐더러 혼자인 것 자체도 아무렇지 않은데 혼자 남은 생을 살아갈 일이 걱정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돈이지요. 그래서 로또도 열심히 사는데 이게 당최 당첨될 생각을 안 하네. 전문직도 아니고 모아둔 돈도 평범한 수준이고 늙으면 나를 보살펴 줄 사람도 없으니 어찌해야 하는지 미래만 생각하면 답답함만 쌓인다.

<하이큐>라는 배구 애니를 보고 있는데 재밌다. 내가 유일하게 볼 줄 알고 재밌어하는 스포츠가 배구인데 그 배구를 소재로 한 애니라니! 그림체도 예쁜 편이고 개그 요소도 적당히 있어서 즐겁게 보고 있다. 스포츠에서 초능력 대결로 변질만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마을 아치아라의 비밀>은 큰 재미는 없지만 사랑 타령만 늘어놓는 드라마는 아니라서 끝까지 볼 것 같다. 지금 읽고 있는 책은 <마션>인데 번역이 맛깔나게 잘 돼서 읽는 게 즐겁다. 알라딘 상술에 또 홀라당 넘어가서 영화보다 책이 더 재밌다는 <헝거게임> 세트와 전부터 눈독을 들이던 <불안의 책>과 북스피어에서 출간한 마쓰모토 세이초 에도시대물 <범죄자의 탄생>도 사들였다. 마션 다 읽으면 범죄자의 탄생 읽어야지.

이마트에서 헝가리 구스다운 이불 특가로 7만 원대에 샀는데 좋다. 중량 500g, 솜털 80%, 깃털 20%로 작년에 나온 제품보다 스펙이 떨어진다는데 가격이 싸니까 만족한다. 어제 커버 씌워서 처음 덮어봤는데 바스락거리는 소리도 좋고 가볍고 따듯하다. 항상 호텔 이불을 부러워 했는데 어설프게나마 비슷한 걸 덮고 자니 행복하다. 전기장판 + 얇은 패드 + 침대 커버 위에 코스트코 극세사 이불을 패드처럼 한 겹 더 깔고 구스 이불까지 덮으니 여기가 바로 천국이로세~

뇌 구조가 어떻게 생겨먹어야 소아성애가 표현의 자유로 이어질 수 있는 걸까? 어린아이를 성적 대상화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인식조차 하지 못하는 한심한 인간들이 이렇게나 많다는 것에 새삼 놀랍고 소름 끼칠 뿐이다. 그래 니들끼리 표현의 자유, 예술 운운하며 소아성애, 변태, 페도필, 로리 다 해먹어라. 병신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