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가시노 게이고는 특별히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않는 작가다. 많은 일본 작가들이 다작을 하는데 그중에서도 히가시노 게이고는 밥만 먹고 책만 쓰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신간 발행주기가 짧은 편이다. 그렇다 보니 그의 팬이 아니고서야 쉴 틈 없이 발간되는 신간을 챙겨보는 건 어려운 일이다. 내 돈 주고 사서 읽기엔 아깝고 어딘가로 빌리러 가기엔 좀 귀찮고 가까운 누군가가 빌려준다면 흔쾌히 읽을만한 작가다. 이 책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팬이신 카페 사장님께 빌려 읽었다.

인생에서 가장 행복해야 할 결혼식장에서 독살을 당한 베스트셀러 작가와 그를 죽였다고 주장하는 세 명의 용의자가 있다. 용의자 세 명 모두 살해 동기가 있으며 그들이 들려주는 알리바이도 모두 그럴싸하다. 독자는 가가 형사와 함께 소설이 끝날 때까지 단 한 명의 진범을 가려내야 한다. 나도 읽기 전엔 범인을 맞출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작가가 주는 힌트를 알아채는 것이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안내서를 읽고 나서도 알 수 없어서 결국 인터넷 검색으로 범인을 알아냈으니 추리 소설을 읽을 줄만 알지 추리엔 영 소질이 없는 게 분명하다. 꾸준한 암시가 있는 것이 아니라 단 한 문장에 범인이 판가름나는 것이어서 더 알기 어려웠다고 변명 아닌 변명을 해본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팬이 아니라면 사 읽기엔 아깝고 빌려 읽기에는 딱 좋다.


"다른 사람들은 무슨 말인지 전혀 알지 못할 겁니다. 하지만 단 한 사람, 지금 내가 한 말의 의미를 알아들은 사람이 있을 거예요. 그리고 내 말을 알아들은 그 사람이 바로 호다카 씨를 살해한 범인이에요." 가가는 말했다. "범인은 당신입니다." - P.372~373

  1. 따즈 2015.07.23 14:58 신고  address  modify delete  reply

    하기시노 게이고 하면, 공돌이! 라는 편견을 갖고 있었는데, 뭔가 그런 느낌의 소설을 쓴다고 계속 생각했거든요. 특히 백야행을 보고 그랬던 듯. 작품을 다 본 게 아니니 정말 편견이었겠지만. 나미야 잡화점의 기억을 보고 아 이런 것도 쓰는구나 그래도 여전히 공돌이스러운 집요함이 있지만. 이 책 왠지 궁금하네요.샘에서 빌려 읽을 수 없다는 게 좀 슬프군요!

    • bluewindy 2015.07.28 13:25 신고  address  modify delete

      공돌이 ㅎㅎㅎ 역시 전공은 속일수 없는 걸까요?
      리뷰는 아직이지만 나미야 잡화점의 기억도 읽었는데 따듯한 느낌이라 좋았어요.
      제 취향으론 백야행이나 용의자 X의 헌신 쪽이 더 좋긴하지만...
      어쩜 이리 쉬지도 않고 신작을 내는지 신기할 따름이에요.


  2. sosime 2015.07.28 23:00 신고  address  modify delete  reply

    공감 공감! 사실 일본 문학 좋아한다고 하면 아직 대부분의 분들이 '그럼 히가시노 게이고 좋아하겠네요?' 아니면 '에쿠니 가오리 좋아하겠네요' 라고 합니다요ㅠ.ㅠ 전 히가시노 게이고 작품 별로 안 좋아하는데 20편 중에 하나 꼴로 마음에 드는 게 있는 정도... 인기 작가라서 초창기 작품들도 번역돼서 나오는데 사실 초창기 작품이 더 좋더라고요. 일본어 공부할 때 히가시노 게이고 작품 많이 읽었어요. 왜냐하면 문장이 쉽고 어려운 단어가 별로 없었거든요(가끔 나오는 공돌이 용어 빼면...) 그나저나 오랜만이에요. 전 요즘 생각이 많아서 잠수 타고 있었거든요. 더운 여름 건강하게 나시길 바랄게요!

    • bluewindy 2015.07.30 17:15 신고  address  modify delete

      아무래도 대중적인 작가라서 그런거겠죠?
      전 히가시노 게이고는 싫지 않은데 에쿠니 가오리는 정말 별로에요.
      읽어본 것 중엔 낙하하는 저녁이 가장 좋았던 것 같아요.

      히가시노 게이고 소설이 문장이 쉬운 편이군요. 근데 딱히 사고 싶은 책이 없네요.
      작품이 좋아서 원서로 샀던 것들도 책장에 쌓여 있는 신세인지라...
      자막 없이 일어를 알아 듣게 된 순간 제게 일어 공부는 먼나라 이야기가 된 것 같아요.
      단순하고 포기도 빠릅니다.

      안 그래도 종종 블로그 찾아가는데 업뎃이 없으셔서 궁금했었는데 ^^
      오늘은 습도와 온도가 모두 충만하여 살인적인 더위가 완성되었습니다 ㅠㅠ
      폭염주의보까지 떴어요.
      모쪼록 더위에 몸 상하지 마시고 건강히 지내시고 복잡한 생각도 하루빨리 정리되시길 바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