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정 도앤과 그의 콤비견 카스테어스는 어떤 의뢰를 받고 조용한 산간 마을 로스알토스로 버스 여행을 떠난다. 탐정 콤비와 여러 명의 미국인 관광객이 탄 버스는 목적지로 향하지만, 그 시각 평화롭기만 하던 로스알토스 마을은 모종의 범죄에 휘말려 군부대의 감시를 받고 있었다. 군부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로스알토스로 향한 탐정과 그의 개와 미국인 관광객들은 마을에 갇히는 신세가 되고 이후 고립된 마을 안에선 크고 작은 사건이 연달아 발생한다. 

하드보일드 소설인 걸 제대로 안 보고 덜컥 사버린 나 자신을 원망한 책이다. 하드보일드라는 장르 자체가 나와 맞지 않을뿐더러 서양 고전 추리 소설 또한 내 취향이 아니다. 그 유명한 아가사 크리스티도 엘러리 퀸도 내 손에 잡히면 지루하기 짝이 없다. 아서 코난 도일과 애드거 앨런 포는 그나마 나은 편에 속한다. 처음 몇 장은 잘 넘겼지만 읽을수록 추리 같지 않은 추리에 지루해지고 매력 없는 주인공 '도앤'과 시끄럽고 멍청한 '미국인 관광객들'에게 질려갔다. 등장하는 인물, 아니 생물 중에선 거대 개 '카르테어스'가 가장 좋았다. 카르테어스는 조용하기라도 하니까요.

비트겐슈타인과 레이먼드 챈들러가 극찬한 것도 좋고, 현실적인 탐정이 보여주는 코믹을 곁들인 현실적인 추리도 좋고 좋은데 나에겐 무섭도록 지루하고 재미없는 소설이었다. 레이먼드 챈들러 소설도 읽어보고 싶었는데 그야말로 대표적인 하드보일드 탐정소설 작가가 아니던가. 이미 사놓은 책도 있는데 손대기가 두려워진다.


"여기 보세요!" 바르톨로메가 헨쇼에게 말을 걸었다. "장엄한 경치를 구경하는 관광버스가 돌아왔어요!" "나한테는 아무 소용없소." 헨쇼가 대답했다. "무슨 일입니까?" 도앤이 그에게 물었다. "팀킨스에게 화장실을 팔지 않았나요?" "아뇨." 헨쇼가 말했다. "난 팀킨스에게 화장실을 팔지 않았소." 목소리가 점점 커져 통곡으로 변했다. "팀킨스가 나한테 저 빌어먹을 낡은 호텔을 팔았지!" - P.246~2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