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랜코리아를 통해 해외 아동과 1:1 결연을 시작한 지 일 년이 넘었고, 후원 아동 어머니께 편지를 받은 지도 일 년이 다 되어간다. 편지 한 통 안 쓰는 불량 후원자 낙인이 제대로 찍히기 전에 편지를 보내기로 결심하고 드디어 오늘 편지를 완성했다. 아동에게 보내려고 한복 카드와 스티커, 엽서, 편지지 등을 사둔 지가 백만 년 전인데 이제서야 쓰다니 정말 게을러터졌다. 컴퓨터로 내용을 다듬고 그대로 옮겨 적었는데도 장문의 글을 쓰는 게 오랜만이라 시간이 오래 걸렸다. 글씨는 삐뚤빼뚤 엉망이고, 카드라 글씨 쓸 자리는 모자라고~ 엉망이다. 다음번엔 좀 큰 편지지를 사서 써야겠다고 다짐했다. 편지와 함께 스티커 두 장과 제주도에서 찍은 사진 석 장을 보냈다. 내 사진도 보내주고 싶었는데 워낙 사진 찍히는 걸 싫어해서 보낼 만한 사진이 정말 없었다. 다음 편지 때까지 예전 사진을 인화 하든지 새로 찍든지 해서 보내야겠다.



위 사진은 작년에 후원 아동 어머니께 받은 편지고 아래는 내가 보낸 편지다. 후원 아동은 아프리카 기니에 사는 만 6살 여자아이인데 눈이 아주 크고 귀엽게 생겼다. 적은 금액이지만 후원을 세 군데 하고 있는데 (모두 아이들) 다른 후원은 몰라도 이 아이는 스무 살이 될 때까지 후원해주고 싶다. 중간에 후원을 끊으면 후원 순서가 가장 뒤로 배정돼서 다시 후원받기가 어렵다는 이야기를 들은 지라 더욱더 그렇다. 편지가 아동에게 도착하는 데 3개월이 걸린다니 8월이나 돼야 받아보겠구나. 앞으로는 두 달에 한 번이라도 편지를 보내야겠다. 크리스마스카드나 새해 카드도 미리미리 보내줘야지.



많은 후원 단체 중에서 플랜코리아를 선택한 이유는 첫째, 종교 색이 없다는 것. 예전에 다른 곳에 후원을 시작했다가 후원금 일부가 전도에 쓰인다는 사실을 알고 분노에 차서 바로 끊었었다. 두 번째 이유는 과거 우리나라가 플랜코리아의 수혜국이었으나 몇십 년 후 후원국이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과거 우리가 받은 온정을 돌려주는 기분이어서 더 의미 있게 느껴진다. 선물을 받지 못하는 아동들이 상대적인 박탈감과 소외감을 느끼게 된다는 이유로 편지나 엽서, 스티커, 사진 등을 제외하고 다른 금전적, 물질적 선물을 주지 못하도록 하는 정책도 마음에 든다. 앞으로 편지를 자주 써줘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