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에서 정신분석가로 일하고 있는 리키 스탁스에게 어느 날 15일 안에 자살하지 않으면 자신 대신 친척 중의 한 명이 죽는다는 협박 편지가 날아든다.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그 협박 편지가 오랜 시간 철저히 계산된 복수의 시작이었음을 리키도 금세 깨닫게 된다. 과거에 본인도 모르게 저지른 단순한 실수가 먼 훗날 자신의 목숨을 위협하는 엄청난 결과가 되어 찾아온 것이다. 매일같이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일을 반복하며 평온한 삶을 살던 53세 정신분석가 리키 스탁스의 삶은 단 15일 만에 360도 달라진다. 리키는 우선 자신을 협박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미친 듯이 찾고 또 찾는다. 그 과정에서 많은 좌절과 목숨의 위협을 받지만, 그는 점점 더 강해진다. 상담실 카우치에 앉아 환자의 넋두리를 들어주는 정신분석가 리키 스탁스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그리고 자신을 죽이려 했던 미스터 R에게 역으로 복수를 시도한다.

소재도 좋고 작가의 필력도 상당 수준으로 보이는데 번역이 조금 마음에 안 들었다. 평소 잘 쓰지 않는 단어와 문맥과 어울리지 않는 단어들이 많아서 전체적으로 문장이 어색하고 생소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이 작가 스타일이 원래 이런진 몰라도 없어도 될만한 군더더기가 많이 붙어있는 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말이라는 종착역을 향해 직행이 아닌 완행열차를 타고 가는 느낌이었달까. 이런 부분만 좀 줄였어도 더 집중이 잘 됐을 것 같다. 마음에 안 드는 부분도 있었지만 641페이지가 술술 넘어갔을 만큼 재미있는 책이었고 주인공이 정신분석가라서 그런지 인간 그 자체를 들여다볼 수 있는 문장이 많아서 좋았다. 이 작가 책 중에선 영화로도 나온 <하트의 전쟁>이 제일 유명하던데 기회 되면 읽어보고 싶다.


당신은 예전의 나를 알아, 지금의 내가 아니라. 그래서 당신은 궁지에 빠졌지. 리키는 떠났어, 완전히 죽었어. 그 대신 내가 여기에 있지. 나사로가 부활했듯 나도 다시 일어났고, 이제 다른 누군가가 죽어야 할 시간이야. 같은 상황에서 벌어지는 새로운 게임이, 결국 우리를 대면시키겠지. 누가 마지막 숨을 쉬게 될지 두고 보겠어. 미스터 R, 무능한 시인들도 죽음을 사랑하니까. - P.485~4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