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고양이는 고마웠어요>가 도시 길고양이의 이야기였다면 <명랑하라 고양이>는 시골 길고양이의 이야기다. 도시에서 시골로 장소는 바뀌었지만 시골 길고양이의 삶도 녹록지 않다. 이번에도 매력 넘치는 길고양이들이 많이 등장하는데 단연 눈에 띄는 건 수려한 미모를 지닌 산책냥 '달타냥' 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달타냥은 파란 대문집 할머니가 쥐를 잡기 위해 키우는 이름도 없는 고양이다. 달타냥은 할머니가 마실을 나갈 때마다 보디가드처럼 배웅도 하고 산과 들로 산책도 다닌다. 꽃과 나무 아름다운 자연과 함께 한 달타냥의 모습은 여유롭고 행복해 보였다. 왕초고양이 '바람이'도 기억에 남는다. 무뚝뚝하지만 뜻밖에 허술한 면도 있고 아부도 할 줄 아는 바람이. 고양이의 수많은 매력 중에 하나가 밥을 챙겨주거나 하면 그 보답으로 무언가를 잡아다 준다는 것이다. 곤충부터 시작해서 개구리, 쥐, 뱀, 새까지 선물의 종류는 다양하다. 고양이 본인은 고마워서 주는 선물인데 받는 사람은 난감하다는 것이 문제. 그리고 잡아다 줬는데 먹지 않으면 마음에 안 들어서 그런 줄 알고 또 다른 걸 잡아다 준다고 하니 더 난감하다. 하지만 힘들게 사냥한 먹이를 먹지 않고 사람에게 선물로 준다는 것 자체가 너무 기특하다. 고양이들은 사람을 덩치 큰 고양이로 생각해서 집사들이 외출했다가 빈손으로 들어오면 '쟤가 오늘도 사냥에 실패했구나' 하면서 안타깝게 여긴다고 하던데 정말 귀엽다. 어딜 가든 길고양이를 지키는 사람과 해코지하는 사람은 필연처럼 존재하고 길고양이들은 자신들의 영역 안에서 오늘도 힘겹게 살아가고 있다. 사람에 대한 복지도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이 나라에 동물들까지 행복해지는 날이 올 수 있을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