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한민국 젊은이들에게 높은 토익 점수는 스펙의 기본이다. 본문 구절을 인용한다면 토익 만점은 사람이 눈이 두 개 달린 것처럼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한다. 토익과는 거리가 먼 생활을 하는 나로선 공감하기 어려운 말이지만 실제로 대한민국 전체가 영어에 미쳐 있는 건 맞으니 그리 틀린 말 같지도 않다. 주인공은 눈이 두 개 달린 것처럼 당연하다는 토익 만점을 위해 호주로 배낭여행을 떠난다. 그리고 그곳에서 목숨을 걸고 토익 공부에 매진한다. 그깟 토익 만점이 무엇이기에 목숨을 걸어가면서까지 매달려야 하는 것인지 점점 비극으로 치닫는 주인공을 보면서 황당하고 어이없고 씁쓸하고 슬퍼서 웃음이 났다. 살아가는 데 있어 꼭 눈이 두 개여야 할 필요는 없다는 걸 주인공은 눈 하나를 잃고 나서야 깨닫지 않았을까. 불편할지는 몰라도 살지 못할 이유는 없는데 말이다. 뒷맛이 씁쓸한 블랙 코미디 영화를 한 편 본 듯한 소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