랄랄라 하우스 - 김영하

2012. 6. 18. 22:18



김영하 작가의 수필이 마음에 들어서 새로 사들인 그의 또 다른 수필집. <포스트잇>보다 재미있고 공감되는 내용도 많아서 읽는 내내 기분 좋았다. 나에게 지구 상에서 가장 매력적이고 사랑스러운 생명체를 꼽으라고 한다면 망설임 없이 고양이를 꼽을 정도로 고양이를 좋아하는데 작가님도 고양이를 키우시는 애묘인이셨다. 표지에 하얀 찹쌀떡을 얌전하게 모으고 앉아 있는 진리의 노랑둥이 방울이와 턱시도 냥이 깐돌이! 귀여운 두 마리 고양이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하는 책은 처음부터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예전엔 독립하면 무조건 고양이를 키워야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생명을 책임져야 한다는 사실이 무겁게 다가와서 조심스러운 마음이 더 커진다. 어릴 때 예쁘다고 함부로 데려와서 커서 미워졌다고, 이사한다고, 결혼한다고, 아기 낳았다고 함부로 버리는 것들 정말 혐오스럽다. 특히, 우리나라는 고양이를 요물로 여기는 인식이 있어서 유난히 길고양이들이 많은데 하나같이 사람들을 경계하는 모습이 안타깝다.

각설하고 다시 책 이야기로 돌아가서~ 공감되는 글이 정말 많았는데 공감 버튼 백만 번쯤 눌러주고 싶었던 건 주민등록번호에 대한 글이었다. 개인 정보가 너무나 간단하고 무방비하게 담겨 있는 열 세 자리 숫자. 이 숫자가 쓰이지 않는 곳은 거의 없다. 인터넷이 보급 된 후부턴 그 문제가 정말 심각해져서 사이트 하나가 해킹당하면 고스란히 몇백만 명의 개인 정보가 어디론가 유출된다. 이젠 하도 털려서 무감각해질 정도다. 작가의 말처럼 현재의 주민등록번호를 폐지하고 난수화 된 새로운 주민등록번호의 도입이 필요하다. 언제나 가능할지…. 그리고 머리만 감겨주는 샴푸방 이야기도 공감! 머리 감기 귀찮을 때 샴푸방에 가서 머리만 감고 상쾌한 기분으로 나온다면 좋지 않을까? 샴푸나 트리트먼트 종류에 따라 가격도 차별화하면 좋을 것 같고…. 샴푸방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이 한둘이 아닌 것 같은데 진짜로 생긴다면 잘 될지 궁금하다.

마지막으로 작가의 친필 싸인이 담긴 책은 웬만하면 팔지 맙시다. 작가의 복수를 당할지도 몰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