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동시 통역사이자 작가인 요네하라 마리의 <미식견문록> 세계 여러 나라의 음식에 대한 일화와 역사 등이 실려 있는 책인데 나에겐 낯선 음식들이 대부분이라서 더욱 흥미롭게 읽었다. 작가가 러시아 통역사라서 그런지 러시아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여행자의 아침 식사' 일화는 정말 재미있었다. 도대체 어떤 맛이길래 그런 유머가 생겨났는지 궁금하긴 한데 막상 눈앞에 놓고 먹어보라고 하면 못 먹을 것 같다. 나는 새로운 음식에 도전하기보단 먹던 음식을 즐기는 타입이라서 더욱 그렇다. 또 하나 지금 우리가 아주 흔하게 구할 수 있고 자주 식탁에 오르는 '감자'가 러시아에 음식재료로 뿌리를 내리기까지의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그리고 책에 등장한 여러 가지 음식 중에 가장 그 맛이 궁금했던 'XAJIBA(할바)' 작가 자신도 단 한 번 맛본 할바의 맛을 잊지 못해 여행 가는 사람들에게 부탁도 하고 요리법도 구해봤지만, 그때 먹은 할바의 맛과는 달랐다. 작가의 끈질긴 조사에 의하면 할바는 그것을 만드는 기술자의 기술에 의해 그 맛이 천차만별이라고 한다. 검색해보니 할바는 지금도 나오는 과자인가 본데 후기를 보니 정말 달다고 한다. 맛이 궁금하긴 하지만 너무 단 걸 싫어하는 내 입맛엔 안 맞을 것 같기도 하다. 이 책을 읽고 느낀 당연한 사실 하나 '맛있는 음식은 사람을 행복하게 한다.'는 것.

난 예전엔 먹는 데 쓰는 돈을 가장 아까워했었는데 점점 맛있는 음식을 먹는 즐거움을 알아가고 있다. 덕분에 지갑은 가벼워지고 지방은 늘어나는 부작용이 있긴 하지만…. 어차피 한 번 사는 인생 맛있는 거라도 많이 먹고 죽자 싶다.

요네하라 마리는 처음 접하는 작가였는데 글이 마음에 든다. 유쾌하고 쉽고 맛있게 잘 읽히는 글. 좋다~♪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