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풍 - 성석제

2012. 4. 3. 20:19



얼마 전 음식을 소재로 한 책을 몇 권 샀다. 음식을 소재로 한 방송을 좋아하는데 이젠 책까지 손을 뻗치고 있다. 맛있는 이야기를 가득 담고 있는 책 중에서 처음으로 손에 잡힌 건 성석제 작가님의 <소풍> 가볍게 김밥 싸들고 봄 소풍 가는 기분으로 읽을 수 있는 음식 에세이였다.

책에 나온 음식 중에 가장 먹고 싶었던 건 역시 내가 좋아하는 '묵'과 '냉면'이었다. 묵을 엄청나게 좋아하는데 (특히 도토리묵) 요즘엔 진짜 묵을 찾기 어려워서 자주 먹지는 못한다. 묵은 그냥 양념장에 찍어 먹어도 맛있고, 묵밥으로 먹어도 맛있고, 차게 해도 따뜻하게 해도 다 맛있다. 가끔 진짜 묵을 영접할 기회가 있을 때면 감동의 눈물을 흘리며 먹곤 하지만 진짜 묵은 점점 찾아보기 어려워지고 있어서 슬프다. 그리고 냉면! 냉면이 쉬운 것 같지만 잘하는 집을 찾기 어려운 음식 중의 하나다. 냉면은 육수와 면발이 생명인 요리인데 조미료로 맛을 낸 육수와 색소를 넣어 만든 면으로 만든 냉면은 정말 최악이다. 난 워낙 대한민국 토종 입맛이라서 한식이라면 가리는 것 없이 다 좋아한다. 특히 풀 종류를 아주 좋아한다. 우리 음식은 김치부터 시작해서 풀 종류가 어찌나 많은지~ 독성 있는 풀이 아니고서야 웬만한 풀은 다 먹는 것 같다. 요즘엔 풀도 고기만큼이나 비싼 세상이라서 마음껏 먹을 수 없어서 안타깝다.

음식을 통해 만나는 사람과 세상 이야기에 작가님의 글솜씨까지 곁들여져서 아주 맛있게 읽을 수 있었던 책이었다. 성석제 작가님 <칼과 황홀>도 사뒀는데 여기엔 어떤 맛 난 이야기가 있을지 기대된다. 음식을 소재로 한 책은 즐겁게 읽히기는 하는데 머릿속에 내내 그 음식이 떠다녀서 좀 괴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