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읽을 때의 내 심정을 이요르의 표정이 대신 말해주고 있다. 표면적인 내용은 알겠으나 내포하고 있는 의미를 파악하기 어려웠다. 아홉 편의 단편이 실려 있는데 한 편 한 편 다 읽고 넘어가기가 쉽지 않았다. 이 책을 잠자기 전에 읽으니까 강력 수면제 효과가!!! 읽으면서 각 단편의 결말이 상당히 인상적이라고 느꼈다. 의미를 완전히 이해할 수 없는 결말들뿐이지만 아홉 편 단편 모두 인상적인 결말이었다.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등신불>은 안타깝기도 하고, 무섭기도 했다. 책 다 읽고 궁금해서 등신불을 검색해 봤는데 실물을 사진으로 보니 더 무서웠다. 우리나라 불교는 큰스님이 돌아가시면 다비식을 치른 후에 나오는 사리를 중요시 하는데 중국쪽에서는 육신불을 중요시 한다고 한다. 시신을 3년 동안 그대로 보관했다가 3년 후까지 썩지 않고 그대로 있으면 그것이 바로 육신불이 된다고 한다. 자신의 몸을 부처에게 소신공양 해서 등신불이 된 만적. 소설 마지막에 등신불에 대한 이야기를 마친 원혜대사가 소설 속 '나'에게 바른손 식지를 들어보라고 말하는데, 이는 전쟁이라는 학살의 소용돌이를 벗어나려 스스로 손가락을 절단하고 물어뜯은 '나'의 행위와 소신공양으로 자신의 몸을 부처에게 바친 만적의 행위가 공통점이 있어서 일까…. 에효~ 읽을 때 어려운 책은 후기 쓰기도 정말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