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신간은 잘 사지 않는 편인데 이 책은 책 제목과 표지가 잘 어우러져서 느낌이 좋았고 초판 한정으로 주는 엽서도 귀여웠고 마침 나는 미미여사의 시대물을 섭렵하는 중이었고 알라딘에 적립금까지 쌓여 있었으니 책을 안 살 수가 없었다. 편집부 블로그에서 먼저 봤던 뒤표지 날개 안쪽 등장인물 소개는 독자들을 배려한 작지만 유용한 아이디어였다. 하지만 정작 나는 등장인물 소개를 안 보고 그냥 읽었다. 중요 등장인물들을 <흔들리는 바위>에서 이미 만났던지라 헛갈릴 일이 적었던 것 같다. 여전히 오00으로 시작하는 여자들 이름은 조금 헛갈리지만 읽다 보면 정리가 된다.

혼인을 앞둔 나막신 가게 딸이 어느 날 아침 피처럼 붉은 아침노을과 집을 흔들 정도의 강한 바람과 함께 실종되는데, 딸이 가미카쿠시를 당했다고 주장하던 아버지는 갑자기 자신이 딸을 죽였다고 자백하고 본인도 자살하고 만다. 이 기묘한 사건을 해결하고자 다시 등장하는 오하쓰+우쿄노스케 콤비! 이번엔 이 두 명의 콤비에게 귀여운 조력자가 생겼으니 말하는 고양이 데쓰다. 검은 바탕에 붉은색 줄무늬 옷을 입은 데쓰는 말을 할 줄 아는 신기한 고양이인데 데쓰의 말을 알아 듣는 건 오하쓰밖에 없어서 그녀가 중간에서 통역을 해줘야 다른 사람과 대화를 할 수 있다. 데쓰 말고도 목에 방울을 달고 다니는 방울이와 절 나무 위에 사는 도사라는 고양이도 나오는데 이 세 마리 고양이의 정체는 마지막 즈음에 밝혀진다.

말하는 고양이라니!!! 고양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 나는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귀여워서 눈물이 나올 지경이었다. 고양이와 대화를 하고 아무 거리낌 없이 품에 안고 다니는 오하쓰와는 달리 우쿄노스케는 어릴 적 고양이에게 다친 기억 때문에 고양이를 너무나 무서워한다. 강단 있고 야무지고 똑 부러진 오하쓰와는 대조적인 성격을 가진 우쿄노스케. 그래서 두 사람이 더 잘 어울리지 않나 싶다. 미미여사도 두 사람을 엮어줄 마음이 있으신듯한데 그 결과는 두 사람이 등장하는 세 번째 작품에서 알 수 있을듯싶다. 유미노스케도 어서 헤이시로 나리네 양자로 들여주시고, 오하쓰랑 우쿄노스케도 혼인시켜주셨으면 좋겠다. 아마 두 사람이 혼인하면 우쿄노스케는 오하쓰에게 꽉 잡혀 살 것 같다.

스포가 될까 봐 내용에 대해선 자세히 쓰지 못하지만 재밌었다. 예나 지금이나 여성의 외모에 대한 관심은 끝이 없고 그 관심이 지나쳐 집착이 되면 본인에겐 돌이킬 수 없는 치명적인 상처로 남는다. <미인>에서의 천구도 어리석은 여인의 한이 만들어낸 것이었으니…. 여자들은 어떤 의미로 참 무서운 존재인 것 같다. 그 여자들을 무섭게 만드는 일등공신은 남자들이고. <미인>을 끝으로 지금까지 나온 미미여사의 시대물은 다 읽었다. 야호! 이제 다른 책들 읽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