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마을은 죽음을 앞둔 사람들의 마지막 안식처다. 저마다 다른 사연, 다른 병마와 싸우는 사람들을 포근히 감싸 안아주는 장소. 능행 스님에겐 죽음이란 특별한 일이 아닌 삶 그 자체다. 결혼을 몇 달 앞둔 26살 꽃다운 아가씨는 급성 위암 말기로 사랑하는 부모님과 연인을 두고 세상을 떠날 준비를 한다. 평생 남편과 자식 뒷바라지에 고생한 어머니는 자궁경부암으로 생을 마감하고, 한 스님은 교회 십자가 밑에서 부처의 품으로 떠났다. 한 명 한 명 안타깝지 않은 사연이 없고 아프지 않은 죽음이 없었다. 읽는 내내 환자 옆에서 보살피고 간호하는 분들이 존경스러웠다. 글로 읽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미어질 지경인데 그걸 옆에서 지켜봐야 하는 일은 나는 못할 것 같다. 죽음은 결코 멀지 있지 않으며 잘 죽기 위해서는 잘 살아야 한다는 스님의 말이 가슴에 남는다. 욕심부리지 말고, 베풀며, 아프지 말고 잘 먹고 잘 살자. 그리고 나중에 잘 죽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