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력으로 불을 일으키는 능력을 지닌 아오키 준코는 어릴 적부터 자신의 능력을 감춘 채 조용히 살아왔다. 그러던 어느 날, 여고생을 노린 연쇄살인사건이 발생한다. 준코가 짝사랑하고 있는 동료 다다의 여동생도 희생당하지만, 범인들은 미성년자로 법의 심판이 불가능하다.

분노하던 준코는 다다를 대신해 자신의 능력으로 복수한다. 그로부터 몇 년 후, 준코는 자신의 힘을 방사하려고 갔던 폐공장에서 우연히 미성년자들의 살인 행각을 목격하고, 그들을 응징하기 위한 혼자만의 '처단'을 다시 시작한다. 하지만 폐공장에서의 사건은 그저 거대한 사건의 시작에 지나지 않았는데….


누구나 살면서 한 번쯤은 가져보고 싶다고 꿈꿔봤을 초능력. 그 초능력을 가지고 살아가는 여성 '준코'로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전까진 아무 생각 없이 초능력이 있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 책을 읽고 나서는 초능력을 가지고 살아간다는 것이 축복이기보단 불행에 가깝지 않을까 생각하게 됐다. 책 속에 등장하는 <가디언>처럼 초능력자들의 능력을 이용하려는 보이지 않는 단체도 있을테고, 자신의 능력 때문에 알게 모르게 상처받는 사람들도 있을 테고, 준코 처럼 자신의 마음을 열지 못하니 타인과의 관계도 원만하지 못할 것이다. 다른 사람에겐 없는 특별한 능력 하나 때문에 잃어야 하는 것들이 너무 많아 보인다. 

이 책이나 요즘 재미있게 보고 있는 드라마 <조커 용서받지 못할 수사관>을 보면서 정의란 무엇인가? 라는 의문이 든다. 방법은 조금 다르지만, 법의 심판을 벗어난 범죄자들을 처벌하는 젊은 여성과 사람 좋아 보이는 형사가 있다. 그들이 처벌하는 범죄자들은 누가 봐도 악질이며 충분히 벌을 받아 마땅한 자들이다. 하지만, 그들의 처벌이 옳은 것인가? 라는 질문에는 쉽게 답할 수 없다. 인간과 범죄와 심판…. 머리 아프고 어려운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