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즌 호텔 - 아사다 지로

작년 초 였던가? 타이치군의 라디오를 듣다가 알게 된 책이다. 타이치군이 재밌다고 꼭 읽어보라고 추천해준지라 관심이 생겨서 구입하려고 했더니 절판 상태였다. 그래서 중고 서적 사이트에서 원가보다 더 비싸게 주고 4권을 모두 구입했는데! 문제는 얼마 안지나서 개정판이 다시 인쇄되어 나왔다는 사실 ㅠ.ㅠ 이 사실을 알고 한동안 속이 좀 쓰렸으나 이미 엎어진 물 어쩌리오~ 책 욕심 많은 자신을 탓 할 수 밖에...

총 4권이며 각권이 다른 책들처럼 숫자나 상중하로 구분되는게 아니라 계절로 구분된다. 그래서 자칫하면 봄-여름-가을-겨울 순서로 읽기 쉬운데, 여름-가을-겨울-봄 순으로 읽어야 맞다. 사전조사로 이 정보?를 입수했던지라 읽을땐 조심해서 읽어야지 생각했었는데 어쩌다보니 여름 다음에 읽은게 마지막권인 봄;; 나 바본가 싶었다. 결국 내가 읽은 순서는 여름-봄-가을-겨울이 되어버렸다.

소설은 불행한 유년시절을 보내고 야쿠자 소설로 유명해진 소설가 코노스케 기토가 그의 야쿠자 삼촌인 나카조가 인수한 호텔에 초대되면서부터 시작된다. 호텔의 정식 명칭은 '오쿠유모토 수국 호텔' 이나, 야쿠자 손님들의 전용 호텔이라는 소문이 퍼지면서 대부분의 사람들에겐 '프리즌 호텔'이라고 불리게 되었다. 야쿠자가 운영하는 호텔이라고 생각하면 분명 무시무시한 곳일 거라고 상상하지만, 프리즌 호텔은 우리가 생각하는 상식이 통하지 않는 독특하며 따뜻한 정이 넘치는 호텔이다.  

뒤틀리고 괴팍한 성격의 소설가와 그의 구타와 욕설에도 한결같이 그의 옆에서 그를 걱정하고 챙겨주는 계모, 백이면 백 전부 뒤돌아볼 절세미인인 소설가의 내연녀와 그녀의 딸, 야쿠자의 두목이며 프리즌 호텔의 사장인 소설가의 삼촌, 과거 소설가의 어머니와 도망쳤던 야쿠자 부지배인, 호텔의 안주인인 소설가의 친어머니, 분명 야쿠자 일텐데 순진하다 못해 순수하게까지 느껴지는 야쿠자들, 너무나 정직했기에 도시의 호텔체인에서는 환영받지 못했던 지배인, 폭주족 양아치에서 호텔 종업원으로 거듭난 지배인의 아들, 언제나 웃는 얼굴과 어색한 일본어로 손님들을 정성껏 접대하는 호텔의 외국인 종업원들, 도저히 시골 호텔에서는 맛 볼 수 없는 환상적인 요리를 선보이는 요리사들, 그리고 저마다 하나씩 가슴에 사연을 품고 호텔을 찾아오는 손님들이 엮어가는 프리즌 호텔의 사계절은 그 계절만큼이나 다채롭고, 아름답다.

프리즌 호텔로의 다소 무섭지만 즐거운 여행 어떠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