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부터 호평 일색이었던 영화여서 국내 개봉일만 손꼽아 기다리다 금요일 퇴근길에 드디어 보고 왔다. 코로나 때문에 영화관을 2년 만에 갔더니 낯설다 낯설어. 리클라이너 상영관이라 규모 자체가 크지 않았는데 그래도 영화관은 영화관이라 집에서 빔 쏴서 보는 것과는 비교 불가였다. <더 헌트> 때도 느꼈지만 토마스 빈터베르그 감독은 매즈 미켈슨이란 배우를 어떻게 써야 하는지 누구보다 잘 아는 감독이란 생각이 든다. 그의 영화 속 매즈는 유난히 반짝거리고 매력이 넘친다. 매즈 팬으로선 매우 고마운 감독님이 아닐 수 없다. 매즈 팬이라면 누구나 꿈꿨을 춤추는 매즈를 볼 수 있게 해 주신 감독님에게 무한한 감사를 표합니다. 적게 일하시고 많이 버세요. 그리고 앞으로도 매즈 주연 영화 계속 찍어주세요.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는 마지막 엔딩 장면인데 (유툽에서 미리 봄) 서사를 다 알고 보니 더더더 좋았다. 엔딩 장면을 다시 보고 싶어서 영화를 또 보고 싶을 정도다. 얼굴 근육 하나하나가 연기하는 매즈의 나노 연기를 큰 화면으로 보니 새삼 연기 잘하는 배우다 싶었고, 블랙 슈트 입혀 놓으니 새삼 개멋지다 싶었고, 춤 안 춘지 30년이라지만 여전히 유연하고 선이 예뻐서 놀라웠고, 마르틴을 비롯한 친구들 집 인테리어가 예뻐서 감탄, 끝없이 등장하는 다양한 술잔 또한 예뻐서 감탄했다. 시작과 끝을 장식한 <What A Life>을 비롯한 음악도 좋았고, 조명과 자연광 활용을 잘해서인지 보는 내내 눈이 편한 영화였다.

아! 우리나라 영화에서 아재 4명이 술 마셨으면 그야말로 유흥이었을 텐데, 이 영화에선 유흥 느낌 전혀 없이 술 그 자체를 즐긴다는 느낌이어서 그 또한 마음에 들었다. 매즈가 예쁘고 행복하게 (이 정도면 매즈 필모중엔 매우 행복한 편임) 나와서 한글 자막 깔린 블루레이가 나온다면 사고 싶다. 안 나오면 영어 자막 블루레이라도 사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