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는 어차피 듣지도 못하고 CD 살 건데 뭐하러 또 사나 싶어 안 샀다가 재판매가 떠서 사버렸다. 코로나 때문에 공연도 취소되고 이런 거라도 사서 승달 씨 살림에 보탬이라도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랄까. 집수리 시작 즈음에 앨범이 나왔는데 지금까지도 마르고 닳도록 듣고 있다. 오랜만에 마음에 드는 앨범이기도 하고 위로받는 노래가 많아서 더 정이 가는 앨범이기도 하다. 근데 LP를 사고 보니 턴테이블도 갖고 싶어졌다. 검색하니까 저렴한 건 10만 원대면 사던데 LP가 저거 한 장이라는 게 문제. 하긴 그렇게 따지만 블루레이도 몇 개 없는 건 마찬가지네. 인테리어 소품이라고 생각하고 살까도 싶은데 고민을 좀 해봐야겠다. 책장 한편 승달 씨 앨범 코너에 넣어두니 (물론 비닐에 꽁꽁 싸서) 압도적인 크기 덕에 존재감 뿜뿜이다. 어제 1년 만에 미용실에 가서 커트하고 펌도 했는데 원장님이 라디오를 틀자마자 나온 노래가 승달 씨 '수호천사'에 (아니 이 노래가 라디오에?) 다 다음곡이 '빈센트'였고 오후에 LP가 도착했다. 뭔가 승달 씨를 생각나게 하는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