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다반사

2020. 6. 15. 20:18

토요일 오전엔 아침밥을 먹고 조카 2호와 마트 나들이 가기 전에 베라에 들러 야무지게 포인트를 털어 아이스크림 하나씩 먹었다. 언제 먹어도 수명이 줄어드는 맛인 베라. 내껀 너무 달고 조카껀 너무 시다. 2호의 나란히 빠진 윗니 두 개와 손등에 나름 타투라고 우기는 다 지워진 스티커가 포인트. 2호는 어릴 때부터 작았고 지금도 작은 편인데 치아까지 너무 작다. 귀여운 2호. 금팔찌는 1호 어릴 때 건데 2호가 하고 다니고 있다. 패션과 꾸미기에 관심이 많은 만 6세 어린이입니다.


이것은 천연 세탁볼 '바이오세라 그린볼'이라는 물건이다. 비슷한 세탁볼이 많은데 얘가 원조다. 빨래할 때 저 볼을 같이 넣고 돌리면 세제도 섬유유연제도 필요 없다고 해서 전부터 사려고 했는데 드디어 구매해서 사용해 보았다. 주말에 두 번 돌렸는데 빨래가 오염 없는 것이 대부분이라 때가 잘 지워지는지 아직은 모르겠다. 불림 후 돌리면 세척이 더 잘 된다고 한다. 저 볼은 한 달에 한 번 정도 햇빛에 말려주면 좋고 3년 정도 사용 가능하다고 한다. 섬유유연제는 원래 안 썼고 이젠 세제도 필요 없어졌다. 비용 절감에 물과 전기도 아끼고 환경 보호까지 되니 만족스러운 소비였다.

서비스로 따라온 건 옥수수 빨대와 천연 세제 '소프넛'. 소프넛은 천연 열매껍질로 끓여서 그 물을 사용하거나 냉침을 하거나 다 귀찮으면 사용 전에 용기에 넣고 흔들어 거품 내서 써도 된다. 세정력은 끓인 물이 제일 좋은듯? 한번 쓰고 버리는 게 아니라 말려서 다시 쓰면 되는데 네다섯 번 정도 재사용 가능하다고 한다. 난 하룻밤 냉침 시켜서 그 물로 설거지해 봤는데 기름기도 잘 없어진다. 소프넛은 따로 구매해서 주방 세제로 써 볼까 한다.


토요일 오후 서재 창가. 초록초록하고 파랑파랑하고 그야말로 여름이다.


침실에 있던 작은 선넨글라스 내용물을 바꾸고 거실 테이블에 올려놨다. 안에 든 건 목걸이 만들려고 사뒀던 끈과 목각 인형이 달린 책갈피. 예쁜 책갈피 = 장식품일 뿐 실사용은 안 하게 된다. 책갈피는 서점에서 무료로 가져가라고 주는 종이 책갈피가 제일 쓰기 편하다. 그게 없다면 광고 띠지. 해가 지고 난 후 같은데 한동안 저렇게 창밖이 파랗고 예뻤다.


일요일 아점은 바게트 마늘 크림빵과 파프리카, 삶은 계란, 견과류, 아아메. 빵은 새언니가 준 건데 맛있어서 어디 건지 물어봐야겠다. 파프리카도 달달하니 맛있고 견과류는 산과들에 '순수가온' 100개짜리 샀는데 다른 첨가물 없이 견과류만 들어 있어서 마음에 든다. 아아메는 새언니 카페 드립백으로 내린 거. 맛있는 아점이었다.


거의 1년 만에 시장 좌판 옷가게에서 사 온 27,000원어치 옷들. 입어보고 제일 마음에 드는 건 첫째 줄 두 번째 치마와 그 밑에 꽃 프린팅 티셔츠. 베이지 니트 민소매도 예쁜데 노출이 있어서 어찌 입어야 할지. 롱스커트는 실버, 골드 결국 고르지 못하고 둘 다 사 옴. 둘째 줄 첫 번째 옷은 지인 딸내미 주려고 산 건데 맞을지 모르겠다. 조카들이 다 커버려서 이젠 아기들 옷 사이즈가 가늠이 안 된다. 옷 사고 방울토마토, 깐마늘, 양파까지 사서 돌아왔다. 시장 구경은 재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