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들어오면 정면으로 보이는 곳이 서재라서 서재 방문엔 나름 신경 써서 마크라메 장식을 달아줬다. 문고리는 직지 손잡이 제품. 흔해 빠진 은색 문고리가 싫어서 나무 문고리를 따로 구매해서 달아달라고 부탁드렸다. 가족이 많거나 손님이 많이 온다거나 귀찮은 거 질색하는 분들은 문고리를 사실 때 꼭 반자동을 추가해서 사시길. 안 그럼 잠그고 열 때마다 수동으로 해야 합니다. 은근 귀찮습니다. 문은 사진상으론 민자 화이트로 보이지만 실제로 보면 살짝 나무 무늬가 들어가 있다.


서재이자 컴퓨터 방. 이 방엔 1200*5단 2개, 600*5단 1개, 2000*2단 1개 총 4개의 책장을 놓았다. 이 책장들은 인터넷으로 주문한 제품이다. 야심 차게 가구 사장에게 책장을 맞췄으나 설치까지 했다가 다 빼버린 이유는 첫째로 내가 책장 색깔 선택을 잘못했고, 둘째로 가구 사장이 내 요구 사항대로 책장을 만들지 않았음이다. 가구 제작할 때는 하나부터 열까지 정확히 원하는 바를 전달해야 한다는 걸 이번에 깨달았으니 손해 본 100만 원은 그 수업료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드레스룸 시스템 장도 몇 번이나 잘못 가져와서 완성하는데 몇 주가 걸리고, 저 컴퓨터 책상도 상판을 잘못 가져와서 완성 하는데 며칠이 걸리고, 소파는 들어오는데 무려 한 달 걸렸나? 제대로 한 번에 들어 온 건 침대와 매트리스뿐이었다. 장사하는 사람이 가장 기본인 고객과의 약속도 안 지키고 (성격상 약속 안 지키는 사람 극혐임) 자기 손해 본 것만 몇 번이나 말해서 끝까지 짜증이었다. 건너 아는 사람이라 함부로 할 수 없기도 했고, 성격상 남한테 안 좋은 소릴 못해서 가구 사장이 이상한 소리를 해도 끝까지 참고 넘기긴 했는데 정말 다시는 엮이고 싶지 않은 사람이다. 저 사람 역시 나와 엮이기 싫겠지만.

저 컴퓨터 의자도 직접 조립한 건데 밑에 바퀴 끼는 데만 50분 걸렸다. 바퀴 끼다가 성질나서 그냥 버려버릴까 싶었는데 끝까지 오기로 완성했다. 완성하고 앉아보니 등받이는 힘이 없어 존재의 이유를 찾을 수 없었고, 등 쪽에 있는 저 플라스틱이 등에 바로 닿아 통증까지 유발하는 아주 쓰레기 같은 의자였다. 임시방편으로 이케아에서 방석 사 와서 등에 대고 쓰는데 좀 쓰다가 버릴 제품 2호다. (피해자를 줄이고자 제품 링크도 남긴다) 1호는 냄새나는 니트 푸프 (얘도 링크)

컴퓨터 책상 서랍장은 가구 사장한테 같이 주문했는데 아예 잊었는지 끝까지 가져오질 않아서 (진짜 가지가지 함) 이케아에서 하나 샀다. 근데 잘못 사서 높이가 너무 낮고 손잡이가 숨겨져 있는 타입이라 쓰다 보면 때 탈 거 같다. 때 타면 이케아에서 다른 제품으로 사든가 해야지. 서랍 조립이 좀 어려워서 혈육한테 부탁했더니 오만 잔소리를 해대서 이후론 내가 조립 다 했다. 저 작은 거 조립하는 데 뭐 그리 불만이 많은지. 정말이지 남자 형제는 아무 짝에 쓸모가 없다.


이중삼중으로 겹쳐서 보관하던 책들을 이렇게 꽂아두니 보기 좋다. 책장은 보기엔 튼튼해 보이지만 뒤는 얇은 합판이고 안은 비어 있어서 그리 튼튼한 제품은 아니다. 그래도 책을 많이 꽂지 않을 거니 오래 버텨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전집들은 대부분 도서정가제 시행 전에 대폭 할인할 때 사들인 건데 책장에 넣어두니 뭔가 있어 보인다. 물론 읽지는 않았습니다. 상자에 처박혀 있던 CD, DVD, Blue-Ray도 이제야 빛을 본다. 인생 드라마인 <비밀의 숲>과 <다모>는 특별히 잘 보이게 진열했다. 비숲 시즌 2가 8월에 방영한다던데 아직 한 달 넘게 남았지만 비숲 기다리는 낙으로 열심히 살아야겠다.

 

서재 문 옆엔 몇 년 전에 산 신일 선풍기와 디자인이 예뻐서 산 케치웰 무선 청소기, 스프레이 밀대가 있다. 이 집의 최대 단점이 다용도실이나 베란다가 없다는 거다. 다행히 세탁기는 보일러실에 놓을 수 있어서 통돌이 13kg짜리 넣어놨는데, 저런 청소용품이나 소형 가전은 따로 둘 곳이 없다. 옥상 나가기 전에 작은 창고가 있긴 한데 매번 거기 넣어두고 꺼내 쓰기도 불편하고 침실이나 거실에 두긴 싫으니 방 한쪽 벽에 저렇게 두는 게 최선이다. 정리 안 되고 저렇게 지저분하게 나와 있는 거 너무 싫은데 붙박이장 설치도 못 하고 방법이 없다. 그나마 제품들이 흰색 계열이라 깔끔해서 참고 쓴다.


주방 옆에 있는 방은 드레스룸으로 꾸몄다. 깔끔한 붙박이장을 설치하고 싶었으나 우리 집은 붙박이장을 설치할 공간이 나오질 않는다는 걸 깨닫고 시스템 옷장으로 선회. 붙박이장을 설치하려면 벽과 창 사이에 붙박이장이 들어갈 공간이 있어야 하는데 우리 집은 그 공간이 나오질 않아서 설치를 못 했다. 좀 지저분하고 먼지 쌓이는 게 걱정이긴 한데 시스템 장도 설치하고 보니 그리 나쁘진 않다. 밑에 접어둔 옷이랑 이불들은 다 상자에 넣고 싶은데 지금은 에너지 고갈이라 못하겠고 천천히 해야겠다. 드레스룸 전면 창엔 롤 블라인드를 설치했는데 하나 실수한 것이 블라인드를 두 개로 나눴어야 하는데 세 개로 나눴다는 거. 블라인드 사이사이에 갈라진 부분이 생각보다 커서 그쪽으로 빛이 들어온다는 걸 간과하고 블라인드 올리고 내릴 때 편한 것만 생각했다. 전신거울 역시 셀프 조립 제품으로 오늘의 집 특가로 샀는데 가격대비 매우 훌륭하다.


반대편엔 겨울옷들. 짐 정리하다가 책만 많은 줄 알았더니 옷도 많아서 놀랐는데 겨울 외투를 제외하곤 다 시장 좌판에서 이천 원, 삼천 원에 사들인 옷이 대부분이다. 10개를 사도 일반 옷 하나 가격이라 부담 없이 사다 보니 옷이 많아졌다. 정리하면서 몇 봉지를 버렸는데도 저 정도. 최근 1년 정도는 시장을 거의 안 갔는데 그 이전에 사들이 옷이 많아서 당분간 새 옷을 사지 않아도 될 정도다. 겨울 외투는 커버를 사서 씌워야 하는데 귀찮아서 미루고 있다.


문 옆쪽엔 물걸레 로봇 청소기 브라바, 제습기, 빨래 건조대가 나란히. 제습기 자리엔 스타일러를 놓을 생각인데 가격이 생각보다 비싸서 아직 고민 중이다. 겨울엔 요긴하게 쓰일듯한데 에어컨과 맞먹는 가격이라니 너무 비싸잖아. 브라바는 지인이 사준 건데 우직하게 청소만 열심히 하는 녀석이다. 브라바만 쓰긴 시원치 않아서 스프레이 밀대로 먼저 밀어주고 브라바는 추가로 돌린다. 제습기는 위닉스가 제일 좋다고 해서 샀는데 전에 쓰던 노비타가 더 좋은듯한 느낌적인 느낌이다. 빨래 건조대는 너무 작고 힘없는 걸 사서 후회 중. 이불도 널고 하려면 큰 걸 샀어야 했는데 과거의 나는 왜 저걸 샀을까요?


대리석 타일로 통일한 욕실. 고르는 타일마다 없다고 해서 흔해빠진 대리석 무늬로 욕실 두 개를 통일했다. 욕실 수리 견적은 거의 원가로 받았는데 (욕실 두 개 올수리 380) 자세히 보면 허술하기도 하지만 대체적으로 만족한다. 가격에 맞추느라 도기나 수전이 없어 보인다는 게 아쉽지만 리모델링은 투자한 만큼 결과가 나오는 거니까 불만은 없다. 이 정도만 돼도 수리 전 욕실에 비하면 거의 궁궐이나 다름없다. 예전 욕실은 정말 ㅠㅠ 침실에 딸린 욕실은 여기보다 더 작다.


사 놓고 안 쓰던 워터픽을 꺼냈더니 노랗게 변색 돼서 인터넷으로 미용 용품 옥시틴 9%를 사서 바른 뒤 비닐로 싸서 5일 정도 방치했더니 저 정도로 밝아졌다. 새하얗진 않지만 아이보리 정도까지 색을 회복! 신기하여라! 옛날 제품이라 작동하면 경운기 소리가 나지만 쓰는 데는 지장 없다. 칫솔 받침, 비누 받침은 물을 순식간에 흡수한다는 규조토 제품을 샀는데 칫솔 받침이나 일반 받침은 몰라도 비누 받침으로 규조토는 영 아니다. 비누 얼룩이 그대로 남아서 표면이 매우 지저분해진다. 흡수력 떨어지면 갈아 쓰라고 사포도 같이 주는데 사포질을 해도 비누 얼룩은 없어지지 않는다. 규조토 비누 받침 비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