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다반사

2019. 7. 25. 20:18
뭉게구름 뭉게뭉게

해는 쨍하고 습도는 낮고 미세먼지 없던 날 주차장에서 찍은 하얀 뭉게구름. 예전엔 날이 맑으면 무조건 저런 파란 하늘을 볼 수 있어서 특별하지도 않았고 예쁘다는 생각도 못 하고 살았는데 이젠 하늘이 맑고 예쁘면 무조건 사진으로 남기게 된다. 이게 다 옆 나라 때문이지. 이웃 나라 복도 징그럽게 없는 나의 조국이지만 그래도 난 우리나라가 제일 좋다.


요리를 못하는

사람은 요리에 대해선 융통성이 없다는 걸 알았다. 친구가 이유식을 만드는데 감자를 삶다가 태워 먹었다는 게 아닌가. 나는 듣자마자 믹서기에 갈거나 잘게 잘라 전자레인지에 익히면 되지 뭐하러 삶지? 란 생각이 들었고 친구는 책에 그렇게 하라고 쓰여있었다고 했다. 믹서기에 갈면 안 되는 이유라도 있는지 모르겠지만 어차피 알갱이 없이 미음처럼 먹는 건데 무슨 상관인가 싶다. 얼마 전에 놀러 갔을 때도 떡볶이를 해 먹었는데 친구네 설탕이 달지 않은 설탕이라 나는 올리고당을 레시피보다 더 많이 넣어서 맛을 냈는데, 전에 친구가 만들 땐 레시피대로 딱 정량만 넣어서 맵기만 한 떡볶이를 먹었단다. 이런 얘기를 들을 때마다 귀엽기도 하고 가까이 살아야 음식을 해서 나눠줄 텐데란 생각이 들어서 안타깝기도 하다. 요즘 시대엔 요리를 못 하면 사 먹으면 되는 거고 하나부터 열까지 알려주는 레시피도 많으니 해 먹고 싶으면 그걸 보면 될 일이다. 굳이 소질 없어 못 하는 요리를 여자라는 이유로 꾸역꾸역 잡고 있지 않았으면 한다. 먹고 싶은 사람이 해 먹는 게 맞는 거다.


드라마 삼매경

티빙 월정액 결제를 해놨더니 원래 일 년에 한두 편 보던 드라마를 엄청 보고 있다. 음료 한잔 마실 돈으로 케이블 쪽은 거의 다 볼 수 있으니 편하다. 내 취향 장르 드라마를 잘 뽑는 채널은 OCN과 tvN인데 둘 다 볼 수 있으니 돈이 아깝진 않다. 지금은 검블유와 왓쳐 재밌게 보고 있다. 검블유는 초반에 하도 말이 많아서 안 끌렸는데 자세히 보니 진취적인 여성들이 다 해 먹는 드라마라 마음에 들었고 (차현 존예), 왓쳐는 워낙 좋아하는 장르고 배우 세 명 모두 마음에 들어서 보고 있다. 서강준이 생각보다 연기를 잘해서 놀랐고 배우들 대사가 안 들려서 매회 놀라고 있다. 발음이 안 좋은 배우들이 아닌데 도대체 왜 안 들리는지 모르겠다. 책은 한두 권씩 꾸준히 사들이고 있는데 진득하니 붙들고 있기가 어려운 요즘이다.


유치회관 해장국

유명한 해장국 집이라고 해서 갔는데 원래 그런 건지 복날이라 그런 건지 사람이 미어터진다. 일행 피셜에 의하면 방송 이후 전보다 매출이 세 배로 뛰었다고 한다. 부럽네요. 주방에 뚝배기를 잔뜩 쌓아놓고 계속 끓이는데도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현상 발생. 한국인들은 어쩜 이렇게 먹는 거에도 부지런한지 (그중에 한 명 나야나) 11시 45분쯤 되자 대기자까지 생기고 난리 통이었다. 맛은 먹자마자 감탄이 나오는 그런 맛은 아니고 담백해서 쉽게 질리지 않을 맛이었다. 선지를 안 먹는지라 선지가 따로 나와서 마음에 들었고 깍두기는 별로, 배추김치와 무절임이 맛있었다. 재방문 의사 있습니다.


브레이크 등

차 브레이크 등 한쪽이 나가서 카센터에 갔는데 딱 맞춰서 폭우가 쏟아졌다. 아주 그냥 나이스 타이밍이여. 등 가는 걸 자세히 봤는데 내 차는 (2007년식 아반떼) 트렁크 열어서 그냥 전구만 갈아 끼우면 되는지라 다음부턴 카센터 안 가고 내가 직접 교체해 볼까 한다. 인터넷에 전구 10개 들은 거 한 박스에 3,500원인데 하나 사 놓으면 몇 년은 쓰겠지요. 제일 많이 사용해서 그런지 브레이크 등이 은근 자주 나간다. 주행 20만km도 얼마 전에 돌파했다. 오라비가 타던 거 인수 받을 때부터 이미 18만이 넘었었고 내가 3년 동안 만오천이나 탔나? 출퇴근만 하니까 일 년에 만 킬로도 안 탄다. 확실히 차가 있으면 몸이 편하긴 한데 워낙 집순이라 차가 있어도 나가질 않는다. 그리고 난 걷는 게 더 좋다.


여행지 검색 병

여행은 안 가면서 여행지 검색만 실컷 하는 병이 또 도졌다. 연차도 없는 거지 같은 회사라 여행을 가려면 여름 휴가밖에 없는데 가깝고 덥지 않은 곳을 가려니 갈 곳이 없다. 블라디보스토크 추천이 많던데 그 동네는 당기질 않아요. 대만은 다시 가고 싶지만, 한여름엔 너무 더워서 싫고 그럼 싱가폴, 방콕, 말레이시아 같은 동남아 밖에 남질 않는데 다 덥잖아요. 어차피 이 나라도 더우니 참고 가는 수밖에 없는 건가. 시간이 많아야 선택지가 넓어질 텐데 1주일도 안 되는데 어딜 간단 말인가. 아마 올해도 여행은 못 가고 강제로 돈을 아끼게 될 것 같다. 연말에 독립 아닌 독립을 하게 되니 돈을 모으는 게 좋긴 하지만 눈물이 ㅜㅜ 어서 로또 당첨이 돼서 회사 때려치우고 가족 다 데리고 몰디브 여행이나 가고 싶다. 


일본 불매

일본 여행은 안 간 지 오래고, 잘 알려진 유*** 같은 일본 브랜드는 대체품이 많아서 원래 안 사고, 일본산 재료 들어간 음식도 피하고 있고, 피부에 바로 닿는 화장품이나 생리대 같은 제품도 일본산은 안 쓴 지 오래다. 불매할 거라곤 알게 모르게 일본 자본 들어간 제품들인데 찾아보니 생각보다 많아서 놀라웠다. 바나나 브랜드인 돌도 일본 거라니 놀라워라. 술 안 마시지만, 소주 처음처럼도 아사히 지분 50%, 롯데 지분 50%로 일본 제품이었다. 롯데가 제품이 많아서 불매 난이도가 높은 편인데 어떻게든 피해 보겠어요. 지금도 저 나란 계속 헛소리하던데 불매를 장기적으로 이어나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