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두 장 빼고는 모두 홍콩섬에서 찍은 야경. 낮엔 밋밋하던 대관람차가 밤이 되니 파란 달이 뜬 것처럼 예쁘다. 애플 센터는 가보진 않았고 매장이 예뻐서 반대편에서 사진만 찍었다. 저 사과 로고는 볼 때마다 잘 만들었단 생각이 든다. 다리 밑에서 음악 틀어놓고 춤추는 사람들 모습이 보기 좋아서 몰래 한 장 찍었다. 여행 내내 길거리에서 춤추고 노래하고 연주하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홍콩도 한국만큼이나 춤과 노래를 좋아하는 모양이다. 피크트램 타고 스카이테라스에 올라가 야경도 보고 사진도 찍었는데 날이 흐려서 아쉬웠다. 피크트램은 바깥 풍경이 잘 보이는 것도 아니었고 구간은 짧은데 대기시간이 너무 길어서 한번 타본 것에 의의를 두기로 하고 내려올 땐 버스를 탔다. 구불구불 경사진 내리막길을 이층 버스가 잘도 내려온다. 성당은 피크트램 타러 가는 길목에 있는 성 요한 성당인데 공사 중이라 들어가 볼 수는 없었다. 다시 페리를 타고 침사추이로 돌아와서 야경이 예쁜 '1881 헤리티지' 사진도 한 컷 찍어줬다.

마지막 사진 속에 우리가 묵었던 임페리얼 호텔 간판이 보인다. 이 망할 임페리얼 호텔에 대해선 할 말이 좀 많다. 이 호텔의 장점은 딱 하나 위치가 좋다는 것. 시내 한복판이라 교통이 편하고 근처에 제니베이커리도 있다. (딴소리지만 제니베이커리 쿠키는 처음 한입 깨물었을 땐 맛있는데 그 뒤론 금방 질려서 별로였다. 아메리카노가 필수로 따라붙어야 할 맛이다) 그 유명한 청킹맨션도 근처에 있다. 돌아오는 날 폭우가 내렸는데 공항버스 정류장이 근처라 그거 하나 편했다.

임페리얼 호텔의 단점을 나열하자면 첫째로 우리가 묵은 방에 창문이 없었다. 불을 껐더니 빛이 하나도 없어서 뭔가 했는데 창문이 없어! 그 어디에도 없어! 근데 새벽만 되면 어디선가 음식 냄새가 솔솔 들어온다. 대체 어디서? 창문 없는 건 얘기하면 바꿔준다는데 우린 충격에 휩싸여 바꿔 달라고 말할 생각조차 못 했다. 물론 방음도 안 된다. 위층에서 물 쓰는 소리, 같은 층에서 맨발로 뛰어다니는 아랍 어린이 소리 다 들린다. 그리고 침대 쿠션이 맨바닥 수준. 나야 20여 년을 바닥에서 잤던 사람이라 상관없었는데 침대 생활만 했던 일행은 허리 아파서 고생 좀 했다. 침구도 바스락거리는 호텔 침구가 아니어서 별로였다. 드라이기도 너무 약해서 머리 말리기도 힘들었고 슬리퍼는 무슨 부직포를 줘서ㅜㅜ 또 하나 단점이 호텔을 나오면 근처에 아랍인인지 인도인인지 짝퉁 시계와 가방을 외치는 호객꾼들이 깔렸다는 거다. 기막히게 한국인인 걸 구별하던데 그건 좀 신기했다. 호텔 예약할 때 YMCA 솔즈베리랑 여기랑 고민했었는데 비싸도 YMCA 예약할걸 엄청 후회했다. 대만 호텔도 좀 충격이었는데 여기에 비하면 대만은 양반이었다. 여행 갈 때 단 한 가지 포기할 수 없는 걸 고르자면 숙소인데 임페리얼 호텔은 대실망. 앞으로 중화권 여행 갈 땐 호텔은 무조건 좋은 곳으로 잡아야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