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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12. 12. 21:07

지난 토요일은 대학 때 만나서 지금까지 친하게 지내고 있는 동생 결혼식이었다. 가방 순이를 해주기로 해서 일찍 식장에 도착해서 가방부터 킵. 이후엔 신부 동선을 졸졸 따라다니며 돈 봉투 받고 헬퍼 이모와 사진기사분에게 수고비 드리면 가방 순이 임무 완료다. 나이는 나보다 세 살 어리지만 내가 대학을 휴학하고 복학해서 만난 지라 졸업은 같이했고, 팬질도 같이 했고, 여행도 같이 다니고, 집에도 자주 가서 가족들도 다 알고, 여러모로 쿵짝이 잘 맞아서 지금까지 친하게 지낸 동생인데 결혼식까지 보고나니 묘한 기분이다. 딸 시집보내는 어머니의 심정이 어떤 건지 조금은 알 것도 같고. 동생이 너무 예쁘고 어머니도 고우셔서 그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아무쪼록 서로 존중하고 사랑하며 행복하게 잘 살았으면 좋겠다.

결혼식 갈 때 가장 큰 걱정이 구두였다. 평소 구두를 안 신어서 발이 아픈 게 제일 걱정이었는데 새로 산 구두가 편해서 발이 까지거나 물집은 잡히지 않았다. 물론 스틸레토 힐이라 오래 신으면 발가락은 아픈데 새 구두 신고 발도 안 까지고 물집이 안 생겼다는 건 내겐 거의 기적 같은 일이라서 이 구두를 추천해준 이름 모를 분에게 매우 감사해 하고 있다. 내 발이 어느 정도로 예민하냐면 구두는 당연하고 여름 샌들, 어쩔땐 운동화까지 발이 까지고 물집이 잡힌다. 그런고로 내 발에 편한 신발은 누가 신어도 편한 신발이다. 라인도 예쁘고 바닥도 푹신하고 가죽도 부드럽고 2만 원대에 이런 구두라니 기본 정장 구두 필요하신 분들에겐 강력 추천입니다. 구두 구경하시려면 여기를 클릭 해주세요.

일주일 전인지 더 전인지 모르겠으나 구내염이 재발해서 지금까지 고통받고 있다. 이번엔 혓바닥 밑에 단체로 생기고, 아래쪽 앞니 잇몸 부분에 크게 생기고 윗입술 안쪽에도 생기고 온 입안이 난리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고 비타민 B도 먹고 있는데 별 차도가 없다. 그러던 중 구내염의 원인이 알레르기일 수도 있다는 소릴 들어서 솔깃하다. 병원 가서 알레르기 검사를 한번 받아봐야 하나요. 이놈에 지긋지긋한 구내염과는 언제쯤 헤어질 수 있을는지.

연말이라 또 부랴부랴 직장인 건강검진을 받았다. 잠깐이면 끝나는데 항상 연말에 받게 되는 건강검진이다. 병원 진료 시작하는 시간에 맞춰 갔는데도 사람이 어찌나 많은지. 노인분들, 외국인 근로자들, 군인들까지 다양하다. 검사는 다 합해서 10분 정도였는데 기다리는 건 한 시간. 병원이란 장소는 언제나 기다림의 연속이다. 오랜만에 피도 뽑고 엑스레이도 찍고 키도 쟀다. 키는 잴 때마다 168인 걸 보니 공식적인 키를 168로 변경해도 될 것 같다. 결혼식 가서도 느꼈는데 7cm 힐 장착하니까 나보다 작은 남자들이 어찌나 많은지. 다들 말로는 170은 기본으로 넘던데 정말 말로만인가 보다.

카카오가 결국 티스토리를 버릴 모양이다. 트랙백과 데이터 백업 서비스 중단이라니 그냥 티스토리를 없애겠다고 말을 하라고요. 카카오가 티스토리를 계속 안고 갈 생각이라면 대안을 먼저 내놓고 점차 서비스 종료를 해야 맞는데 카카오는 대안 따위 없이 일방적으로 서비스 종료 통보만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티스토리 서비스가 계속 이어질 거란 생각은 들지 않는다. 그나마 자유로운 느낌이어서 티스토리를 좋아하는데 진짜 서비스 종료가 된다면 난 어디로 가야 하는 걸까.

내가 제일 싫어하는 연말연초다. 일하기 싫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