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언제나 금요일은 아니지만 평범한 일상에 감사하며 열심히 살자'고 대놓고 외치지는 않는다. 다만, 엉뚱하고 유쾌한 자신만의 방식으로 매일을 금요일같이 사는 호어스트의 일상을 보여주며 매일이 금요일인 일상도 즐겁지만은 않다고 에둘러 이야기 한다. 월화수목금토일이어서 매주 금요일이 반가운 거지 금요일로만 채워진 일주일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우리나라의 모든 근로자가 주5일 제대로 일하고 토, 일에는 제대로 쉬는 것이 당연한 일상이 되는 날은 언제쯤 오게 될까? 과거에도 지금도 한국의 많은 근로자는 휴일도 없이 낮은 임금을 받으며 일하고 있다. 그 때문에 몸과 마음의 피로가 풀릴 날이 없다. 여유가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다. 돈 버는 기계로 전락한 어른들과 공부하는 기계로 전락한 아이들 모두 안타깝다. 한국은 가진 자에겐 천국이고 그렇지 못한 자에겐 지옥이다.

원체 서양 유머와는 코드가 맞지 않아서 그런지 읽으면서 웃기지도 않았고 재미도 없었다. '독서목록 : 다 재밌다는데 나만 재미없어'에 추가해야 할 책이다.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같은 종류의 책을 싫어하는데 이 책도 살짝 그런 느낌이 있다. 나에겐 종교적인 내용과 고리타분한 교훈만 늘어놓는 책은 귀신같이 거부하는 센서라도 있는가 보다. 어떤 내용이 됐든 뻔한 이야기를 늘어놓는 건 재미도 감동도 그 무엇도 없다.


버스에서 내려 빗속에 우뚝 섰다. 50미터 앞에 지붕이 있는 간이대기소가 보였지만 꼼짝 않고 서서 몸이 흠뻑 젖게 내버려두었다. 행여 이런 방법으로라도 심야버스에서 잠들어버리는 버릇을 고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나는 그런 사람이다. 자신에게도 엄격하고 공평정대한. 2분 남짓 시간이 흐르고 빗방울이 엉덩이 틈새로 흘러들기 시작하자 나는 그만하면 나도 충분히 깨달았을거라고 생각하며 대기소 안으로 들어갔다. - P.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