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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10. 22. 20:20

우선 지름신 보고. 가방은 엘리스 마샤의 버지니아 크로스백 코코아. 튼튼하고 가볍고 디자인도 예쁜데 안 좋은 냄새가 무지막지하게 난다. 보세 가방 샀을 때도 이 정도의 냄새는 겪어 본 적이 없거늘. 지금은 냄새가 거의 다 빠지긴 했는데 냄새 때문에 아직 한 번도 안 메고 나갔다. 복음자리 헤이즐넛 초코 스프레드와 딸기잼은 세트로 사천구백 원에 맛있어 보여서 사봤다. 헤이즐넛 초코 스프레드는 누텔라와 맛이 비슷한데 그보다 좀 덜 단 느낌적인 느낌? 다크초코 스프레드랑 땅콩버터도 있던데 먹어 보고 싶다. 목걸이는 아는 분이 만드신 거 샀는데 줄이 사슬처럼 돼 있고 엄청 가볍다. 무채색 옷차림에 포인트가 될 거 같아서 샀다. 맨살에 닿으면 가렵다는 게 단점. 구병모 작가의 신작 '한 스푼의 시간' 읽기 시작했는데 느낌이 좋다. 딱히 팬이라고는 생각해 본 적 없는데 구병모 작가 책은 거의 다 읽고 있다. 음, 팬인 건가?

이번 분기 애니 볼 거 많다. 모에화 그림체는 극혐인 관계로 모두 제외하고, 우선 설명이 필요 없는 내 사랑 '나츠메 우인장'이 있고 '하이큐'도 시작했다. 3화까지 신나게 봤는데 존잼, 꿀잼. 이런 스포츠 애니는 처음엔 재밌다가 나중엔 이상하게 스포츠가 아니라 초능력 대결이 되어버려서 흥미를 잃게 되는데 아직까지 하이큐는 스포츠 정신을 잃지 않았다. 훌륭하다. 앞으로도 스포츠로 남아주길 바란다. '우동나라의 황금색 털뭉치'는 처음에 '바라카몬'인줄 알았는데 아니네? 설정이나 분위기가 너무 비슷하던데... 어쨌든 이 애니는 포코가 귀여우니 보는 거로 결정. '3월의 라이온'은 그림체가 '허니와 클로버'와 비슷해서 검색해보니 역시 같은 작가였다. 주인공 레이를 보고 있으면 다케모토가 떠오른다. 이 작가 사소한 부분에서 엉뚱하게 웃기고 귀여운 건 여전하다. 오프닝과 엔딩곡 목소리가 귀에 익다 했더니 범프 오브 치킨이었다. 오프닝보단 엔딩곡이 더 좋다. '배를 엮다'는 1화 시작 부분, 영상과 대사에 반해버렸다. 사전 편집부 이야기라니 소재도 마음에 든다. 사전 하나를 온전히 완성하기가 그렇게 어렵다던데 매우 흥미롭다. 한 분기에 5개나 챙겨볼 게 있다니 풍년이로다. '나루토'와 '코난'도 봐야 하는데 대체 몇 화까지 본 건지 이젠 기억하기도 벅차다.

이번 주 코디 두 개. 왼쪽은 블랙 민소매 원피스 위에 그레이 니트. 민소매 원피스는 사이즈가 크고 등이 브이 자로 훅 파여서 어찌 입나 싶었는데 위에 니트를 입으니 감쪽같이 치마 같다. 이천오백 원 주고 샀는데 전체 사이즈를 줄이자면 돈이 많이 들 거 같아서 그냥 이렇게 입을 생각이다. 신발은 세상 편한 반스 클래식. 오른쪽은 블랙 스키니, 화이트 티셔츠에 세일 때 싸게 산 미쏘 롱자켓. 신발은 작년에 산 굽 8cm 부티힐. 굽이 높아서 다리는 피곤하지만, 발볼이 넓어서 발은 편하다. 새로 산 목걸이가 이 코디의 포인트. 이렇게 입으면 시크한 차도녀가 된 듯한 착각에 혼자 신난다.

어째 운전은 갈수록 더하기 싫다. 매일 같은 길, 왕복 1시간 거리인데도 매번 변수가 생기니 긴장을 늦출 수 없다. 조심해서 운전하기 때문에 사고는 없었지만, 운전이 더디게 늘고 재미도 없다. 작은 접촉 사고라도 나면 얼마나 당황할지 잘 알기 때문에 더 조심하게 된다. 나에게 무언가에 익숙해지는 일은 너무 어렵다. 연말이 다가오고 거기에 큰 건이 새로 생겨서 회사 일은 다시 정신 없어질 것 같다. 직원도 일도 자꾸 늘기만 한다. 칼퇴와 주말만이 유일한 위안인데 빼앗지 말아 주라.

오늘 택배를 받는데 택배 기사님이 정말 밝고 친절하셔서 나까지 기분 좋았다. 이런 분들에겐 감사합니다라는 한마디로는 그 감사함이 부족하게만 느껴져서 죄송해진다. 보는 사람까지 정신이 이상해질 만큼 이상한 사람도 많지만 아직은 좋은 사람도 분명 있다. 그 좋은 사람들마저 지쳐서 이상해지기 전에 이 나라가 조금이라도 바뀌면 좋으련만. 과연.

있는 책은 안 읽고 새로 산 책만 읽는 병은 여전하다. 하루키 '언더그라운드'는 언제 다 읽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