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416

2016. 4. 16. 13:18

면허증 취득 이후 운전연습 두 번 했는데 학원 차가 아닌 일반 승용차는 무섭다. 한번은 일요일 낮에 근처 대학교로 연습하러 갔는데 도착할 땐 사람도 차도 별로 없더니 좀 지나니까 난리 통. 조심하면서 연습하다가 차가 오른쪽으로 붙은 걸 몰라서 주차된 차 사이드미러를 치고 지나갔다. 다행히 부러지진 않고 멀쩡했는데 순간 엄청 당황했다. 4천만 원 짜리 차라는데 부러졌으면 100만 원은 깨졌을 거다. 그리고 한번은 밤에 나가서 꼬불거리고 차선도 막 없어지는 곳도 가고 1번 국도 복잡한 곳도 가고 한 시간 정도 돌았는데 앞에서 상향등 켜고 오면 정말 앞이 안 보이더라. 새로운 공포였음. 주차 연습도 했는데 평행 주차는 고사하고 전면 주차도 어렵다. 사실 직진 빼고는 다 어렵다. 운전 제대로 하려면 연습을 엄청나게 해야 할 거 같다. 학원에서 연수를 따로 받아야 할지, 주변의 도움만으로 될지는 더 고민해봐야겠다.

우려와는 달리 후거에게는 깊이 빠져들지 않고 있다. 가장 큰 요인은 볼만한 필모가 없다는 것. <랑야방> 같은 중드는 가뭄에 콩 나듯 나오는 모양이고 과거 후거의 출연작들은 다 내 취향이 아니라서 볼 생각도 안 하고 있다. 비주얼만으로 극복하기엔 내 팬심이 부족하다. 그나마 <위장자>는 차곡차곡 모아두기는 하는데 1화에서 명루 형님이랑 그 여배우 만나는 장면 연출에서 배꼽 빠지게 웃은 이후론 안 보고 있다. 아니 랑야방이랑 같은 스텝들 아니었나? 왜 연출이 그 모양인지 모르겠네. 들리는 말에 의하면 연출만의 문제도 아닌 것 같고. 그리고 제발 후거 좀 쉬게 해줬으면 좋겠다. 지금 후거는 저 밑바닥의 에너지까지 모두 끌어모아 쓰면서 겨우겨우 버티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내 눈에 후거는 혼자만의 시간이 꼭 필요한 사람인데 기계처럼 쉴 틈 없이 계속 돌려대니 언제 고장 나버릴지 걱정스럽다. 휘어지기보다는 꺾여버릴 사람이라 더 걱정스럽다. 결혼해서 안정을 찾으면 도움이 될 텐데 (내가 웬만하면 좋아하는 연예인 결혼하라는 말 안 하는데 후거는 그 정도로 걱정스럽다.) 어머니를 비롯해 주변에 온통 참견쟁이 시어머니들뿐이니 연애조차도 쉽지 않고 여러모로 안타깝다.

새로 산 청바지 두 개는 사이즈도 좋고 색도 마음에 든다. 요롱이들은 바지보단 치마가 낫지만, 바지가 훨씬 편해서 포기하질 못하겠다. 메탈 머리끈은 우연히 쇼핑몰에서 보고 마음에 들어서 두 개나 샀는데 내가 머리숱이 없는 관계로 세 번이나 돌려 묶어야 해서 좀 불편하다. 이승우 작가 <식물들의 사생활>은 전부터 사려고 눈독 들이다가 이번에 그래24에 남은 적립금 + 새로 받은 적립금까지 탈탈 털어서 2천원 대에 샀다. 책 디자인도 맘에 든다. 루치카 지갑은 예뻐 보여서 샀는데 가죽이 상처가 잘 나고 질도 페넥보다 떨어진다. 그래도 이왕 샀으니 야무지게 써야지. 삼각뿔 동전 지갑은 밑에 카페에서 샀는데 좀 심심해서 곰돌이를 붙여주니 귀여워졌다. 반대편에는 전에 사둔 위안부 나비 배지를 붙였다.

새벽에 또 섬나라에 지진이 크게 났다는데 무섭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대지진의 징조다, 아니다 의견이 분분하다는데 대지진은 아니었으면 좋겠다. 지금 지진 난 그곳에도 낙후된 원전이 있고, 무엇보다 우리나라랑 위치가 너무 가까워서 진도 7보다 더 큰 지진이면 우리나라도 피해가 클 거다. 내진 설계가 잘 돼있는 일본에 비해 우리나란 그런 게 전혀 없으니 지진 크게 나면 그야말로 지옥문이 열리는 거다. 그냥 아무 일 없이, 모두 무사하길 바랄 뿐이다.

약국에서 3천 원에 파는 마시는 변비약 효과 짱이다. 인터넷으로 사면 더 저렴해서 4봉지 사서 지난 주말에 반신반의하면서 한 봉지를 먹었다. 먹고 나서 3시간쯤 되니까 배가 부글부글하더니 바로 화장실 직행. 배가 하나도 안 아픈데 효과가 좋으니 신기했다. 종류가 많던데 내가 먹은 건 청장미인이었다. 매우 단 매실 맛이라 먹기도 편하고 효과도 좋다.

비록 내가 뽑은 후보는 당선되지 않았지만, 이번 선거 결과는 흡족하다. 그 안뭐시기만 없었으면 더 좋았겠지만, 오히려 호남에서 대거 당선됐으니 그쪽 눈치 보느라 함부로 헛짓거리는 못 할 거 같아서 다행스럽기도 하다. 눈치 안 보고 막 나간다면 분명 다음은 없을 테니. 내년 대통령 선거 때는 꼭 내가 뽑은 후보가 당선됐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