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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2. 1. 20:37

어제 이수역 아트나인에서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을 봤다. 개봉 전부터 보고 싶었는데 상영관이 없어서 못 보다가 뒤늦게 아트나인에서 보게 됐다. 대형배급사가 아니면 상영관 확보 자체가 어려우니 중소배급사와 관객들만 손해다. 영화는 동화처럼 예쁘고 귀엽고 뭉클하기도 했다. 아역들이 참 예뻤는데 주인공 여자아이보단 그 친구로 나오는 아이가 정말 귀여웠다. 영상이나 색감 자체도 예뻐서 보는 내내 눈이 즐거웠다. 아트나인은 처음 가봤는데 영화에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다. 상영 시작 후 10분까지만 입장이 가능하다던가, 음식물 반입 제한, 엔딩롤이 다 올라갈 때까지 소등을 유지하는 것 등 작은 배려가 돋보였다. 주로 독립영화를 상영하는 것 같은데 가깝다면 자주 가고 싶은 영화관이었다.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잃는 것이 너무 많다. 그중에서 가장 안타까운 건 사람 간의 소통 '대화'가 줄어드는 것이다. 누군가를 만나도 그 누군가는 손에 폰을 붙들고 계속 카톡을 하면서 이야기를 듣는다. 귀는 열고 있다지만 과연 내 말을 제대로 듣고 있는지조차 의심스럽다. 깊은 대화를 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 정작 하고 싶은 말은 꺼내지 못하고 의미 없는 말만 주고받다 헤어지곤 한다. 카톡은 물론 유명 SNS도 안 하는 별종에 가까운 나 같은 사람에겐 굉장히 슬픈 현실이다.

밤 11시나 돼야 집에 들어가는데 친오빠님께서 '삼시세끼' 어촌 편을 너무 감명 깊게 보셨는지 우럭회를 사오라고 문자를 보냈다. 버스에서 회를 파는 것도 아니고 밤늦은 시간에 뚜벅이가 어디 가서 우럭회를 사냐고요. 집에 있는 자기가 차 몰고 가서 사오면 되는 것을. 종종 이렇게 눈치 없는 문자를 보내서 사람 어이없게 만든다. 그래서 연락처 이름을 친절히 '우럭회'로 바꿔줬다. 넌 이제 우럭회다. 참고로 전에는 아메바의 '메바'로 저장했었다. 단세포에서 생선으로 승격인 것인가.



어제 먹은 것들. 갈 곳이 마땅치 않아서 테이블 스타에 다시 방문해서 가지가 들어간 미트볼 파스타와 피자를 먹었다. 맛은 괜찮았는데 이번엔 메뉴 조합이 별로였다. 짠맛과 단맛, 매운맛과 느끼한 맛 이렇게 시켰어야 했는데 어제 먹은 두 가지는 모두 짰다. 피자 위에 올라간 채소 이름이 궁금해서 물었더니 '오크' 잎이라고 한다. 여리고 아삭아삭한 식감이 좋았다. 오크를 검색해보니 주로 씨앗을 판다. 봄이 되면 씨앗 사다 심어볼까. 풀은 어쩜이리 다 맛있는지 풀 좋아~ 전부터 노리던 고디바 아이스크림도 먹었는데 이번엔 너무 달았다. 달아서 목구멍이 타들어 가는 느낌. 고디바 핫초코도 맛보고 싶었었는데 아이스크림을 먹고 나니 호기심이 싹 사라졌다. 달아도 너무 달아. 아메리카노가 너무 당겨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시켜서 벌컥벌컥 원샷으로 들이켰다. 찬 음료 절대 한 번에 못 마시는데 짠맛, 단맛 콤보에 어지간히 목이 탔던 모양이다.



내가 좋아하는 시계와 팔찌. 시계는 오래전에 5만 원대에 산 건데 도금이지만 변색 하나 없이 아직도 반짝거린다. 시계 모양은 원형보단 사각을 선호하고 가죽보단 메탈 밴드가 좋다. 확실히 골드 컬러는 여름보단 겨울에 더 예쁘다. 팔찌는 얇고 심플한데 가운데 세 개의 통통한 하트가 포인트다. 오른쪽은 도프트앤더프트 허니블러썸 바디버터인데 향이 정~~말 좋다. 전에 매장 앞에서 직원이 손에 발라줬었는데 향이 좋아서 기억해뒀다가 이번에 사 왔다. 바르는 순간 스며들면서 끈적임도 없고 향 자체도 오래 유지된다. 같은 라인으로 핸드크림도 있고 바디 미스트도 있는데 용량이나 가격, 활용도를 생각해서 바디버터로 샀다. 저 단지형 용기가 문제인데 스패츌러로 빈 용기에 덜어서 쓰려고 한다. 핸드크림용으론 샘플 크림 용기 비워서 담았고 바디용으론 좀 더 큰 용기에 소분해놨다. 마이 버버리 향수와 함께 요즘 내가 제일 좋아하는 향이다.

인생의 진리 중 하나, 남의 연애에 절대 참견하지 말자. 당사자들끼리의 미묘한 감정의 실타래는 당사자들끼리 풀어야지 타인이 끼어들어 봤자 득 될 것이 하나 없다. 그냥 한 귀로 흘려 듣고 맞장구 쳐주는 정도의 자세를 유지하며 살아야겠다. 지난주부터 목 오른쪽에 은근한 통증이 있다. 많이 아픈 건 아니어서 병원에는 가지 않았는데 지금 밝은 빛 비춰서 들여다보니 하얗고 동그랗게 생긴 염증이 보인다. 은근 거슬려서 병원에 가야겠다. 항상 이놈에 목, 코, 귀가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