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날 아침 새벽같이 출발해서 도착한 외도. 섬 전체가 정원인데 이 많은 나무와 꽃들을 육지에서 섬으로 옮기고 오랜 시간 가꾼 그 정성이 정말 대단하단 생각이 들었다. 개인이 소유한 섬이라는데 대체 돈이 얼마나 많은 건 가도 싶고. 내가 갔던 날에도 관광객들이 많았는데 입장료 수입만 해도 엄청날 것 같긴 했다. 그러니 유지하는 거겠지. 난 철저하게 정리가 잘 된 정원이나 타샤 튜더 할머니 정원처럼 주변 자연과 구분이 어려울 만큼 잘 어우러진 정원이 좋은데 이곳은 이것도 저것도 아닌 어수선한 느낌이었다. 하나하나 보면 예쁜데 전체로 보면 별로랄까. 좁은 섬에 사람이 워낙 많아서 사람 피해서 사진 찍는 것도 일이었다. 여행 사진 정리하면서 느낀 게 난 확실히 사진 찍을 때 전체보단 부분을 보고 찍는다. 시야가 좁다. 그래서인지 현장감도 부족하다. 어디에서 찍은 거라고 말해주지 않으면 어딘지 모를 사진이 수두룩하다. 내가 사진작가도 아니고 상관없는 부분이긴 하지만. 이곳에서 찍은 사진들은 꽃과 나무에 쏟아지는 햇빛이 예뻐서 마음에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