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하게 가게 된 거제, 통영으로의 1박 2일 버스 여행. 다른 사람들과 함께 움직이는 패키지여행은 처음이었는데 시간 제약이 따른다는 것만 제외하면 다른 부분에 신경 쓸 게 없어서 편했다. 남남 조합만 빼고는 다 있었을 정도로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여행했다. 그런데 멀다. 정말 멀다. 첫날 6시 30분에 서울에서 출발해서 버스 타고, 배 타고 소매물도에 도착하는 데만 6시간 40분이 걸렸다. 한 달 넘게 제대로 된 비가 내리지 않았다는데 정말 덥긴 했다. 근데 습도가 낮고 바람이 많이 불어서 오히려 윗지방보다는 참을만했다. 가장 힘들었던 코스는 역시 소매물도 올라가는 길. 날은 덥고 돌로 된 계단은 급한 경사에 위험하고 땀으로 목욕을 하면서 올라갔다. 그리고 아쉽게도 물때가 안 맞아서 등대섬은 가보지 못하고 멀리서만 보고 왔다. 바닷길 열리면 걸어 보고 싶었는데 아쉽다. 마침 '통영 한산대첩 축제' 기간이어서 살짝 구경도 하고, 싱싱한 회도 먹고, 동피랑 마을도 대충 보고, 다음 날엔 외도와 바람의 언덕, 미륵산에 들렀다. 외도는 개인 소유 섬인데 도대체 얼마나 돈이 많은 걸까라는 생각만 들었다. 섬 전체가 정원인데 워낙 종류가 많아서 그런지 좀 조잡한 느낌이었다. 깔끔하게 정리된 걸 좋아하는지라 그리 예쁘단 생각은 안 들었고 제주 한림 공원이 훨씬 나았다. 우리나라에서 자연경관은 제주도를 능가할 지역이 없어 보인다. 국내 패키지여행 생각보다 괜찮아서 다음엔 경주, 부산 쪽으로 가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