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914

2012. 9. 14. 20:42

우도 가서 겨우 이틀 못 잤을 뿐인데 아직 밤만 되면 기절해서 잔다. 생전 안 타던 자전거도 무리해서 타긴 했지만 이 정도면 정말 저질 체력 인증이지 싶다. 근데 잠자리 바뀌면 잠 못 자는 건 고칠 방법이 없을까? 분명 심리적인 건데 여행 다닐 때 안 그래도 저질 체력인데 잠까지 못 자니까 더 힘들단 말이지. 몸이 아주 피곤해야 얕은 잠을 잠깐 잘 수 있으니 참 안 좋다. 내 방 내 침대에선 그렇게 잠이 쏟아지는데! 쓸데없이 예민한 몸뚱어리 같으니라고.

지금 아이폰 3gs를 쓰고 있어서 아이폰 5 출시를 기다렸는데 실망 대 실망. 다른 건 다 그렇다고 쳐도 왜 세로로만 길어진단 말인가. 길어지려면 가로도 같이 길어져야지. 아이폰의 꿈이 리모컨이 되는 거라서 애플에서 그 소원을 이뤄준 것도 아닐 테고 그렇게 만들 이유가 없잖아. 정말 이해가 안 간다. 그리고 충전하는 건 왜 바꿨어!!! 사 놓은 충전기 못 쓰잖아. 기존의 충전기나 보조 배터리를 못 쓰게 되는 것도 좀 그렇다. 그래도 보다 보니 블랙은 고급스러워 보여서 바꾸게 된다면 블랙으로 할 것 같다. 솔직히 아이폰 안 되는 게 많아서 불편한 것도 정말 많은데 그 깔끔한 디자인과 (이번엔 좀 실망이지만) 단순, 명료함을 좋아하기 때문에 버리진 못 할 것 같다.

요즘 관심 있고 빠져 있는 것은 없다. 그래서 좀 무료하긴 한데 그 무료함이 싫지는 않다. 승달씨 전국 투어 한다는데 팬질에 흥미가 떨어져서 별 감흥도 없고, 흥미로운 드라마나 영화도 없고, 새롭게 발견한 좋은 음악도 없고, 유일하게 챙겨보는 런닝맨도 재미가 없고, 그저 꾸준히 읽는 책 중에서 간간이 취향에 맞는 책을 발견하면 그걸로 행복해하고 있다. 나처럼 재미없게 사는 사람도 몇 없을 것 같지만 나는 그 재미 없는 생활이 좋고 행복하다. 앞으로도 파도치는 바다보단 잔잔한 호수처럼 살고 싶다.

스팸이 점점 진화하고 있다. 요즘엔 부쩍 원링스팸이 많아졌다. 신호 울려서 받으면 끊어지는 전화 오늘만 두 번 받았다. 여기저기 신상이 털리더니만 스팸이 신 나게 오는구나. 메일, 문자, 전화까지 스팸 지우고 차단하기도 지친다.

이북리더기 크레마 탐나긴 하는데 아직 이북 콘텐츠가 다양하지가 않고 무엇보다 가격이 비싸서 사기엔 망설여진다. 종이책의 반값 정도만 된다면 이북리더기를 살 텐데 아직은 20~30% 정도라서... 하지만 대형출판사들이 존재하는 한 이북 가격이 지금보다 내려가긴 힘들겠지. 차라리 이북리더기가 더 보편화되고 싸게 나오면 그때 사야겠다. 종이책을 대신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하지만, 종이책은 보관이 너무 힘들다. 나에게 아주 넓은 서재만 있다면 이북 따위 쳐다도 안 볼 텐데 말이지. 국민도서관 책꽂이에 안 읽는 책들을 보내고 있긴 한데 책을 보내는 속도가 느려서 아직 책이 줄어들었다는 느낌은 안 든다. 이사라도 해야 한 번에 정리해서 싹 보낼 텐데... 돈 많이 벌어서 집 지은 다음에 한 층 전체를 서재로 만들고 싶다. 문제는 돈을 많이 벌기가 불가능해 보인다는 사실 ㅠ.ㅠ

와~ 많이도 떠들었다. 이런 거 보면 난 소리 내서 하는 말이 적을 뿐이지 참 말 많은 인간 같다. 생각이 많은 건가?